현재까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최될 서울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서울 노원병 한 곳이다. 서울 송파을은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20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이 3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을 경우 재보선이 치러지게 된다.
여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등판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 시장의 경우 3선 도전 여부에 대한 결론을 연말에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중도 하차한 원인으로 당 조직이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재보선을 통한 여의도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지사는 지난 대선 이후 사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말연초 상황을 봐서 가장 힘든 곳으로 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여의도행이 점쳐지고 있다. 안 지사가 재보선 도전을 결심한다면 서울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주자로서 전국적인 지지를 생각한다면 서울 입성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앞서 안 지사의 발언을 살펴보면 노원병보다는 송파을 출마가 예상된다. 송파는 강남ㆍ서초와 함께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이 지역 공략에 성공한다면 여권 대선주자로서의 몸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황교안 전 총리 등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재보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의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안 전 대표의 재출마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부인 김미경 여사의 노원병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 기간 벌어진 '제보 조작 사건'의 여파로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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