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에만 101곳 문닫아…자영업자들 타격 심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 들어 국내 주유소가 월평균 40개씩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주유소간 거리제한 폐지로 국내 주유소 수는 1991년 3300여개에서 2010년 1만3000여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수요 부진, 출혈경쟁 등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브랜드별로는 GS칼텍스의 주유소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올 1월말 2590개에서 9월말 기준 2756개로 6.4% 줄면서 166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197개가 감소해 7.6% 줄었다. 이어 브랜드를 달고 있지 않은 '무상표 주유소'들도 95곳 문을 닫으면서 올초대비 5.8% 감소했다. 국내 주유소 점유율 1위인 SK에너지도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SK에너지는 올 1월말 3898개에서 3803개로 95곳이 감소했다.
반면 주유업계 후발주자인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내수 점유율 확대 등을 위해 직영점을 중심으로 소폭 늘어 현대오일뱅크는 올초 2191개에서 2229개로 38개, 에쓰오일은 1983개에서 2039개로 56개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자영 주유업자들이다. 영업형태별 폐업상황을 분석한 결과 3분기까지 직영점 수는 전년대비 30개 증가했지만 자영점은 344개가 폐업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주유소들은 높은 지대 등을 견딜만한 여력이 있지만 영세업자들은 크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폐업할 경우 시설 철거비와 토양정화비 등으로 1억5000만~2억원 가량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폐업 대신 휴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업계에서는 휴업상태에 있는 상당수의 주유소가 사실상 '폐업'했다고 보고 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심지에는 주유소 부지에 건물을 세워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지만 농어촌 등 외곽에 있는 주유소들은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폐업시 기름탱크를 다시 파내고 토양 오염보전비 등을 내야하는데 비용 부담 때문에 이곳에는 버려진 주유소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