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베트남 현지 법인(POSCO SS-VINA)에서 생산한 철근 등 봉 형강류 제품을 수입해 국내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가 국내서 철근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주로 선박을 만드는 후판,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데 주력해 왔다.
때마침 국내 건설경기 회복으로 철근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도 한 몫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고, 국내 주택ㆍ건설 경기 호조로 국내 철근 수요가 늘어 (수입을)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근 시장은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그야말로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입량도 큰 폭으로 늘었고 올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지난달 철근 수입량은 14만7000t으로, 전월 수입량(6만3000t)보다 2.3배 늘었고, 전년 같은 기간(5만1000t)과 비교해서는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 중소 철강사의 한 관계자는 "한동안 저가 중국산 제품에 밀려 제값을 못받다가 건설 경기가 살아나 조금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포스코가 (철근시장)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으니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며 "저가 수입산으로 철강업계 전체가 고전하고 있는 있는데, 대기업인 포스코가 혼자 살아보겠다며 철근을 수입해 판매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철강사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철근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국내 선두 업체인 포스코가 철근을 수입·판매하려는 것은 이율배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철근 시장 진출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단지 검토 단계"라며 해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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