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怒) 종업원들이 노닥거리느라 주문 처리가 더디자 60대 한인이 점잖게 항의한다. 그런데 종업원의 반응이 뜨악스럽다. "당신 같은 사람에게 커피를 팔지 않는다"고 소리를 지르더니 급기야 빗자루로 폭행을 가한다. 그 모습을 다른 종업원들은 낄낄거리며 구경한다.(작년 2월 뉴욕 맥도널드 CCTV)
락(樂) 영국의 어느 나이트클럽서 벌어진 1대 10의 싸움. 10은 어깨들이다. 1은 복싱선수다. 어깨들이 선수의 아내를 희롱한 것이 화근이었다. 선수는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댔고 그때마다 어깨들은 낙엽처럼 흩어졌다. 정의의 승리이자 사랑의 어퍼컷이다.(작년 11월 영국 나이트클럽 CCTV)
CCTV(폐쇄회로텔레비전)에 비친 우리 삶은 과연 희로애락이다. 그 모습에 대중은 격하게 반응한다. 치매 노인을 도운 경찰의 선행에는 박수를 보내고, 한인 폭행에는 다같이 분노하면서, 크림빵 뺑소니를 안타깝게 여기며, 정의의 주먹에는 쌍수 들어 환호하는 것이다. 얼마 전 여론을 들끓게 한 어린이집 유아 폭행 사건도 CCTV 영상으로 전말이 드러났고, 잇따르는 흉악 사건들도 CCTV에 꼬리가 잡히곤 한다. 전국의 CCTV는 450만대, 자동차 블랙박스는 600만대.
이정일 산업2부장 jaylee@asiae.co.kr<후소(後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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