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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를리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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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 분위기 확산 조짐…"2분법적 사고 위험" 경고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 누구도 샤를리의 목숨을 앗아갈 권리가 없다. 그러나 내겐 샤를리에게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프랑스 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캠페인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15일(현지시간) 이처럼 소개했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이번 테러에 항의하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내가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크게 들린다. 하지만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모습이 실린 샤를리 에브도 특별호가 매진에 매진을 거듭하면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파리 테러 사건이 오랫동안 차별 받아온 유럽의 무슬림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는 한 증오는 또 다른 증오를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리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모두 적'이라는 2분법적 사고야말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고 테러를 규탄하면서 유럽 무슬림들이 수세기 동안 받았을 소외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따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15일 "신의 이름으로 학살을 자행해선 안 된다"면서 종교를 앞세운 테러 행위에 대해 비난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조롱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내 무슬림을 무차별 비난하는 자들이야말로 독일을 분열시키는 자들"이라며 "독일이 분열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일각에서 확산되는 반(反) 이슬람 운동을 경계했다.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표지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은 확산되는 추세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같은 급진 무장세력 뿐 아니라 터키·이집트·이란·파키스탄 정부도 비판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15일 파키스탄 하원에서는 샤를리 에브도의 새 만평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유엔과 유럽연합(EU)에 이런 만평을 규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다.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표현의 자유가 모욕의 자유는 아니다"라면서 "예언자를 모독하는 만평은 도발"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14일 발행된 샤를리 에브도 특별호 표지에는 무함마드가 눈물 흘리며 "내가 샤를리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만평이 실렸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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