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것을, 수학공식처럼 정리할 순 없다. 무단히 그냥 싫은 경우도 있고, 자신도 왜 싫은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사소한 이유가 있었는데, 문득 쌓인 눈송이가 소나무 가지를 기울게 하듯 걷잡을 수 없이 큰 무게로 발전한 경우도 있다. 기질이 맞지 않거나 체질상 어울리기 어렵거나, 철학과 코드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관계들의 이유 50%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우린 자주 까먹는다. 내 눈이 뒤집혀있는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유들의 비율이 상대 쪽으로 무겁게 매겨질수록, 내 눈의 편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놓친다. 내 멀쩡히 뜬 눈도 놓치는 것이 많지만, 때로는 이렇게 홱 까뒤집힌 눈 때문에 바라보지 못하는 것 또한 적지 않으리라. 반목의 어리석음 또한 내 등에 죽비를 치는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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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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