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통계만 보면 그동안 정부와 한국은행이 밝혀온 올해 경기회복 전망이 맞아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대방향을 가리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한 광공업 생산은 올해 들어서는 1월 -0.1%, 2월 -1.8%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말해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에 하락으로 반전했다. 지난해 9월 100.1에서 올해 1월 100.7을 기록하기까지 상승추세를 보이더니 2월에는 100.6으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이것이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할지는 이달 중 나올 3월 통계 집계결과를 보면 알 것이다.
기업인들의 체감경기는 다소 엇갈린다. IBK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분기 중소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114로 201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조사한 3월의 대기업 경기실사지수는 100.7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100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4월 경기에 대한 전망지수는 전달 조사치 104.4보다 하락해 99.5를 기록했다.
각종 통계와 조사결과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감지되기는 하지만 대체로 경기회복세가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내수 부진과 대외 경제여건 악화 가능성이다.
대외 경제여건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 전망, 중국의 성장 감속, 유럽의 디플레이션 위험, 일본의 아베노믹스 부작용 등이 얽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르는 우리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제사회로부터 환율절상 압력을 부를 위험도 있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환율절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면 수출마저 꺾여 성장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경기회복세가 혹시 '가짜 새벽'은 아닐까. 먼동이 튼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날이 얼른 밝아지지 않는 것이 이런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주명 논설위원 cm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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