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5~6일 양일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더 이상 신흥국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성장 모멘텀은 주로 선진국 경제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선진국 경제의 총생산은 빠르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존 입장을 수정했다. 이어 "최근의 경제지표들은 대표 신흥국 경제가 느려진 성장을 하고 있고 일부 선진국 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과거에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었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강한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강하게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경제 진단과 유사하게 세계 경제의 성장은 미국, 유럽, 일본의 회복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브라질, 중국, 인도 등 대표 신흥국의 성장 둔화를 반영해 신흥국의 단기 경제 성장률 전망을 2010년보다 2.5%포인트 정도 낮춰 잡았다. 선진국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 경제에 대한 어두워진 전망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이들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G20 회원국 대표들에게 신흥국의 약해진 체력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지만 영향력이 잘 발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MF가 지난 4월 제시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놓지 못한 데 따른 신뢰 하락으로 IMF의 영향력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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