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특허청이 무효 예비판정한 휴리스틱스 특허 인정해 논란…아이폰 디자인 특허는 인정안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판정했다. 이 중에는 미국 특허청(USPTO)이 무효 예비판정을 한 특허도 포함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이폰 수입 금지 거부권 행사에 이어 미국 행정부의 '애플 편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ITC는 이날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4건 중 2건을 침해했다고 최종판정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태블릿의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수입 금지 조치는 그대로 시행된다.
ITC가 지난 6월 아이폰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린 데 이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서도 수입 금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ITC가 삼성전자의 침해를 인정한 애플 특허에는 앞서 미국 특허청(USPTO)이 무효 예비판정을 내린 949 특허가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직속기구인 ITC까지 애플에 치우친 석연치 않은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ITC의 결정을 뒤집고 아이폰 수입 금지 권고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전자 제품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 삼성전자 특허는 표준특허라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 논리대로라면 아이폰 특허는 상용특허이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ITC 판정에 항고할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자인 특허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당사 제품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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