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알화 조건인 '정치혁신'을 놓고 첫 공방을 벌인 직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으로 안 후보를 압박했다. 양측 모두는 '단일화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면서 단일화 주도권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이해찬 대표는 9일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한 나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KBS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정당이 없는 민주주의, 정당이 없는 정치는 성립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국회나 정치의 쇄신을 위해서도 정당이 필요하다"고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일조일석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 선결 조건과 관련해 안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틀 연속 안 후보가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하며 쓴소리를 내던지자 문 후보는 "정당 혁신은 정당의 기반만 가능하다"며 맞받아쳤다.
안 후보는 대구대 강연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2014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시ㆍ군ㆍ구의회 정당공천을 폐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안 후보의 공천 개혁 주문은 야권 단일화의 2차 공세라는 관측이다. 문 후보는 전날 저녁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원외지역간담회에서 "정당 혁신을 밖에서 말하긴 쉽다"며 "정당혁신과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위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응수했다.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양 측은 단일화 논의가 현 시점에서 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 발 물러섰다. 문재인 캠프의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나와 "지금부터 단일화 방법이나 시기 논의에 빠져버리면 두 후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역량을 국민들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시기에 대해서도 "적어도 후보 등록일인 11월 25일 전에는 이뤄야하죠"라며 "논의의 시작이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화를 해서 어떤 것들을 국민들에게 드릴지 설명하는 과정이 일정기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날 안 후보측 정치혁신포럼 대표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한 라디오에 나와 "10월 말부터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겠죠"다고 견해를 밝혔다가 8시간 만에 "안 캠프와 공식입장과 전혀 무관한 개인적인 견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양쪽 모두 단일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판단"이라며 "당분간은 각자 차별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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