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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도 그러더니" 韓 산후조리원 베껴 해외 수출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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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산후조리원 모델 이용한 中기업
지난해 1300억 투자 받아 싱가포르 진출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용역 보고서 '산후조리원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시장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에서 한국의 산후조리원 문화를 두고 중국과 '원조(元祖)'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6일 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 핵가족화로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지며 한국에서 산후조리원이 생겨났다. 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중국 산모가 1999년 베이징에 '신마마 산후조리원'을 차린 후 사업이 빠르게 확산했고, 현재 중국은 한국보다 많은 산후조리원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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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중국 1640개·한국 612개)부터 그 격차가 크게 벌어져 지난해 중국 내 산후조리원 수는 5454개로 한국(469개)의 11배가 넘었고, 2021년 중국의 산후조리원 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인구(14억2517여명)가 한국(5175만여명)보다 28배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산후조리원'의 명칭을 '위에즈센터'로 바꾸고 산후조리원 문화를 자국의 고유문화 시설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다. 위에즈센터는 중국에서 산모가 출산 후에 한 달 동안 집에 머무르며 쉬게 하는 전통인 '줘위에즈'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보고서에선 "중국 내 산후조리원 대부분은 중국 업체가 한국의 운영 노하우만 뺏어온 독자적인 문화 시설로 강조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과 원조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0년대 한국의 김치를 두고 중국에서 '파오차이(泡菜)'로 부르며 자국의 고유 음식인 것처럼 조작한다는 논란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산후조리원'을 중국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기업화한 산후조리원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유명 산후조리원 체인인 세인트벨라 산후조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300억원가량을 투자받아 싱가포르에 호텔형 산후조리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에는 중국 자본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래에셋투자까지 돈을 댔다. 보고서에선 중국의 산후조리원 기업들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한국도 2010년 만성적인 서비스 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을 '10대 유망 중소 해외진출'에 포함하고 수출을 독려했지만,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으로 내수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점과 국내 산후조리원 대다수가 기업화되지 않은 점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위에즈센터'를 세계지식재산기구에 등록하기 전에 한국이 '산후조리원'을 등록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점적으로 수출 타깃으로 삼을 국가로는 한류(韓流) 문화에 친숙한 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 등이 지목됐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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