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도 감사하는 ‘구민감사 옴부즈맨’ 떴다

변호사, 서울희망포럼 지방자치위원장, 전 국민권익위원회 과장 등 3명 선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구청장 활동까지 감사할 수 있는 구로구의 ‘구민감사 옴부즈맨’ 제도가 4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31일 “구민감사 옴부즈맨 제도 시행을 위한 옴부즈맨 3명의 선발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성 구로구청장

구로구 구민감사 옴부즈맨으로 뽑힌 3명은 송종선(43) 법무법인 우암 대표변호사, 이득형(47) 서울희망포럼 지방자치위원장, 차태환(53) 전 국민권익위원회 도시민원과장이다.

구로구는 구청장도 감사할 수 있는 구민감사 옴부즈맨의 특성을 감안, ▲지방자치단체와 국가기관에서 4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자 ▲변호사, 회계사 자격을 소지한 자로 해당분야 5년 이상의 경력자 또는 기술사(건축사 포함) 자격을 소지한 자 ▲토목공학 건축공학 회계학 법학 행정학 등 관련 분야에서 부교수 이상으로 재직 경력이 있는 자 ▲사회적 신망이 높고 행정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있는 자로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자 등 엄격한 자격요건을 두고 서류심사, 면접심사, 구의회 동 절차를 거쳤다.

구로구 김재순 감사담당관은 “이번에 선발된 세 명은 변호사, 전 공무원, 시민단체 활동가로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구로구의 청렴도와 행정 투명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구민감사 옴부즈맨 제도는 위법, 부당한 구청 행정처분을 바로 잡고 구민들의 고충을 객관적으로 조사, 판단, 처리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서울시 감사관 출신인 이성 구청장의 강한 의지를 반영, 지난해 12월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민감사 옴부즈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주민이 직접 자치단체장에게 감사청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옴부즈맨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들의 경우는 감사업무가 포함되지 않는 고충처리 수준이다.

현재 주민의 감사청구가 가능한 곳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가 유일하다.

구로구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옴부즈맨 제도의 이름에 ‘구민감사’라는 수식어를 넣었다.

주민들이 감사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19세 이상 구민 100인 이상의 연서를 받은 대표자나 시민단체의 대표자가 감사를 청구하면 된다.

감사가 청구되면 운영위원회에서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감사가 필요할 경우 60일 이내에 감사가 진행된다.

옴부즈맨의 임기는 2년이며 비전임계약직으로 유급제다.

주 20시간 근무하며 주 1회의 운영위원회를 열게 된다. 구청 감사담당관을 포함해 운영위원회를 꾸리며 3인 합의제 방식으로 의사를 결정하게 된다.

옴부즈맨들은 구민감사 청구 건 외에도 직접 감사대상을 선정할 수 있으며, 주민들의 고충민원 조사 및 처리, 구청장이 발의한 사안 조사, 고질적 민원에 대한 조정 및 중재, 행정제도의 개선을 위한 의견표명, 청렴계약 감시활동 등도 펼치게 된다.

박종일 기자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