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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CDO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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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금융의 총아에서 위기의 원흉으로'

파생금융상품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선진 금융기법의 총아로 부각됐지만 사상 초유의 신용위기를 일으킨 원흉으로 전락했다.

통해 새로운 구조화 금융상품을 만들어낸 금융공학자들은 한때 뛰어난 발명가로 대접받았다. 증권화는 리스크의 총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여러 주체들에게 분산함으로써 특정 금융회사에 모든 리스크가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은 리스크이 이전이 과연 완벽하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모기지와 관련해 등장하는 다양한 파생상품 가운데 한 가지인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은 신용위기를 일으킨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구조를 가진 CDO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대형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는 리먼 브러더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투자은행에 찾아가 자금을 빌려 CDO를 만든다. 이 때 투자은행은 금융회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가로 2퍼센트 내외의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 돈을 빌린 금융회사는 CDO의 기초자산인 채권을 월가의 은행으로부터 사들인다. 여기서 기초자산으로 채택된 채권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로 만들어진 주택저당증권(MBS)이다.

역으로 추적하면, 금융회사가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에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여러 금융회사의 손을 거치는 과정에 MBS로, 다시 CDO로 형체를 바꿘 간 것이다.

이와 함께 투자은행들은 위험의 정도와 그에 따른 수익률을 조합해 여러 종류의 증권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금융공학이라고 불리는 수학 모델이 동원되었다. 현금흐름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 상위 등급은 수익률인 낮은 반면 현금흐름을 요구할 수 있는 순위가 밀리는 하위 등급은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 것이다.

파생상품은 발행시장만 있을 뿐 유통시장이 없는 독특한 존재다. 즉, 거래를 주관하는 공식적인 거래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에서 형성되는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없다. 물론 파생금융상품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그에 맞는 가격을 평가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기법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신용평가회사들이 파생상품의 가치와 리스크를 적정하게 평가하지 못했다.

적정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상황에 부실이 터지자 금융회사의 신용과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고 결국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진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자 상품의 가격은 물론이고 손실을 파악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파생상품에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손에 쥔 사과가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었다. 이처럼 리스크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가치가 왜곡된 데 따라 파생상품은 리스크의 이전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셈이 됐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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