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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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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23

즉각적(insta~)이지 않은(un~) 사진(gram)의 앞뒤 이야기. 사진이 보여주는 것들과 사진 찍히는 거의 모든 것들의 관계에 대해 씁니다.

10년 전 오늘, 어버이날

10년 전 오늘 어버이날, 나는 진도에 있었다.아침부터 바람이 불었고 방파제에는 서로에게 닿지 못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탄식이 부딪히고 있었다.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부르짖음 같은 카네이션과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를 부르는 부모의 피눈물 ...

2024.05.08 12:00

사하라에서 본 작은 우주

편집자주지나간 시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씁니다. 이 글은 지난번에 쓴 ‘사하라 사람들이 사진을 좋아한 이유’의 이전 이야기(‘프리퀄’)입니다. 꼬마는 미동도 없이 고요한 눈길만을 내게 주며 대추야자 나무 그늘에 한 그루 묘목처럼 서 있었다. 사막의 ...

2024.04.19 14:32

사하라 사람들이 사진을 좋아한 이유

이방인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서면 경계부터 하는 법인데, 그들은 수줍지만 온화하게 내 앞에서 웃었다. 그곳에 가는 도중 도시에서 만난 아이들은 카메라 앞으로 몸을 날리며 사력을 다해 사진 찍히려 했다. 오래전 서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유목민 마을에 머물며 ...

2024.04.04 12:01

말할 수 없는 것들의 말

말(言)이 넘치는 나라에 말의 계절이 왔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세계는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논리철학논고’)는 한 문장으로 쉽게 인용되곤 한다. 학문적 인용보다는 "모르면 말하지 마라"는 식으로 상대의 말문을 막기 위한 무기로 ...

2024.03.06 12:30

사진을 찍지 않은 사소한 이유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숍 3층 창가 자리를 좋아해서 한동안 자주 갔다. 뜨거운 커피 한 잔 사놓고 앉아 멍하니 사람과 차와 자전거와 날짐승 들이 오가는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넓은 벽면을 가득 채운 유리창으로 내려다본 거리는 계 ...

2024.01.26 20:39

'파리의 연인'에 대한 사진적 추모사

프랑스 사진가 로베르 드와노(Doisnaeu)의 그 유명한 ‘시청 앞에서의 키스’에 나오는 여인 프랑수아즈 보르네(Bornet)가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대중의 관점에서는 좀처럼 사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현실에서의 삶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뜻 ...

2024.01.12 13:01

'바냐 아저씨'와 말의 바깥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서는 안톤 체홉의 희곡 ‘바냐 아저씨’가 연극으로 공연된다. 갈등과 고뇌가 아무리 절망적으로 보여도 지나고 나면 그저 또 하루하루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과거로 만들어 주고, 지금의 위기는 ...

2023.12.29 14:00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이유

편집자주사진과 보이는 것들, 지나간 시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씁니다. ‘언스타그램’은 즉각적(insta~)이지 않은(un~) 사진적(gram) 이야기를 뜻하는 조어입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읽을수록 깊고 함축적 ...

2023.12.15 14:00

오래된 사진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람은 평생 보아 온 자기의 얼굴에서 스스로의 과거를 함께 본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보다는 힘들고 아팠던 과거일수록 더 절절히 보일 수 있다. 화해하고 놓아주지 못한 과거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도 가장 아끼는, 그러니까 가장 마음에 드는 옛날 사진 한 ...

2023.11.17 12:00

흔들린 사진도 쓸 데가 있다.

작은 것들은 빨리, 그리고 선명한 흔적을 남겨서 원래의 모습을 쉽게 바꾼다. 크거나 어두운 것들은 흔들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빛의 관점에서 어두운 것들은 남겨진 흔적 자체가 없었다. 흔들리는 중에도 멈추는 순간들이 있어서 흐려지는 것들은 흐려지고 ...

2023.11.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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