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레드카드와 최소한의 민주주의
가상의 TV 토론장. 사회자가 묻는다. "전·현직 대통령께 묻겠습니다. 2024년 12월3일은 어떤 날이었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먼저 입을 연다. "불법 친위 쿠데타가 시작된 날이자, 국민이 맨몸으로 그 쿠데타를 평화롭게 막아낸 날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전복 기도에 맞선, 헌법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의회 독재권력의 30차례 인사 탄핵, 예
2025.12.09 09:28
AI 금산분리 완화, 기업의 이기심일까
11월21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 첫 오찬 간담회. 기자들 앞에 선 주 위원장은 인공지능(AI) 분야의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라며 직접 준비해온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너무 한쪽의 민원성 논의가 주를 이루는 것 같아 상당히 좀 불만이고" "괜히 뭐 기업들이 뭐 투자회사 만들어서 손정의처럼 여기저기 투자 확대하고" "제조업들은 본업에 충실해야한다고 보고" "지금 (AI)산업의 불확실성도 크잖아요?
2025.12.01 08:00
국운을 건 AI 예산, 성공의 조건
아침 출근길에 지켜봤던 그 장면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지하철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할아버지의 모습. 그는 한 손으로 흰 지팡이를 잡은 채 앞길을 개척했다. 다른 손으로는 계단 손잡이를 잡고 균형을 유지했다. 그의 모습을 뚫어지게 지켜본 이유는 할아버지 뒤를 따르던 할머니 때문이다. 가냘픈 체구의 할머니는 할아버지 허리춤을 잡은 채 그를 의지해 계단을 올랐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 발 한 발 위태로운 발
2025.11.28 09:13
교통파업 '극적 타결' 악순환 끊어야
반복되는 서울 지하철과 버스의 파업 행태는 '공공 교통 서비스'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노조가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볼모로 잡는 것은 언제나 '시민의 발'이다. 세금을 내는 시민들 입장에선 염치가 없는 일이자 겁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지하철과 시내버스가 동시파업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예고됐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대체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까
2025.11.24 11:30
의사들이 '지역에 남을 이유'
정부와 여당이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당장 2027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지역의사선발 전형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생 중 일부를 별도로 뽑아 학비와 교재비, 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하고 졸업 후 일정 기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갈수록 악화하는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의 의료인력 쏠림과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2025.11.20 10:22
사천피 시대, '밸류업 2.0'이 시급하다
시장이 들떠 있다. 코스피는 4000을 넘어 새 역사를 쓰고 있고 곳곳에서 '5000시대'가 현실화할 것이란 목소리도 커진다. 이미 달리는 말에 홀로 올라타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가 극대화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적 열기 속에서 뒤로 밀려난 단어도 있다. 바로 밸류업(Value-up)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각종 공식석상서 밸류업 1년 성과 홍보에 여념이 없던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이제 '코
2025.11.18 07:00
영혼을 갈아넣은 협상, 장기전 준비해야
이재명 정부 5개월간 최대 과제였던 한미 관세협상이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협상팀의 인내와 집요함, 이를 지지해준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요구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을 두고 수십 차례 대면·비대면 협상을 이어 온 협상단에게 이 대통령은 '합리적 조건이 아니라면 서둘러 협상을 타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고, 협상
2025.11.11 09:39
실패한 종부세, 이제는 손봐야
"대통령 직을 걸고 투기를 때려잡겠습니다" 취임 직후인 2003년 4월 국회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복지 재정을 쏟아부으며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렸고, 갈 곳 없는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며 강남을 위시한 서울 집값이 거침없이 치솟을 때였다. 노무현 정부는 투기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명분 아래 공급 확대보다는 수요 억제에 치중했고 종합부동산세라는
2025.11.07 07:32
F학점 받은 국정감사
올해 국정감사는 다시금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다. NGO 국정감사 모니터링단은 올해 국감과 관련해 '저질 국정감사' 'F학점' 이라는 낙제점을 줬다. 당초 이번 국감을 준비하면서 '국감 핫인물'이라는 코너를 통해 국감 위원(국회의원)이나 증인, 참고인 등의 활약을 지면에 담고자 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이들을 소개하고, 알리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주간 국정감사 과정에서
2025.11.03 11:10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시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심한 좌우 이념 갈등을 겪은 옛 서독은 1976년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정치·교육계 인사들이 이념과 정권에 치우치지 않는 교육 지침을 만들었다. 독일 정치교육의 뿌리가 된 '보이텔스바흐협약'의 탄생으로, 지금은 유럽 전역 시민·정치교육의 원칙이 됐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교육계 인사들이 모였지만 원칙을 세우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교사가 학생에게 정치적 관점을
2025.10.28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