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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20·30 향한 호소…청년들, 오세훈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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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지막 유세 '청년' 찾은 박영선…매몰차게 등 돌린 2030
전문가 "청년층, 진보·보수 이념으로 설득 안 돼"

7일 선거 캠프를 나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잔=연합뉴스

7일 선거 캠프를 나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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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을 맺은 가운데, 1년 만에 뒤바뀐 20대의 표심이 주목받고 있다. 청년층은 지난해 4·15 총선 때만 해도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세대였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주며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전문가는 20대는 진보·보수의 구분이 없는 탈이념 세대로, 현 정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7일 투표 종료 뒤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59%를 득표해 박영선 민주당 후보(37.7%)를 21.3%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오 당선자는 나이별 조사에서도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박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 당선자는 20대 이하에선 55.3%(박 후보 34.1%), 30대에서는 56.5%(박 후보 38.7%)를 득표했다. 특히 20대 이하 남성의 오 당선자 지지율은 무려 72.5%로, 60대 이상 여성(73.3%)에 이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60대 이상 남성(70.2%)보다도 높았다.


20대의 표심은 지난해 총선 때와 비교했을 때 정반대로 바뀌었다. 4·15 총선 당시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지역구를 놓고 봤을 때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20대에서 56.4%를 얻어 24.4%포인트 앞섰다.

국민의힘은 30대에서도 29.7% 득표에 그쳤고, 민주당(61.1%)과 31.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총선은 전국을 기준으로 한 선거라 이번 보궐선거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1년 만에 여야가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특히 2030세대에선 이 같은 반전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자정께 첫 선거운동으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자정께 첫 선거운동으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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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이 같은 변심은 부동산 집값 상승 문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인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보안 직원 직고용 전환으로 인한 '공정성 논란', 여권 인사들의 잇단 '부동산 내로남불' 문제 등도 '평등'을 중시하는 청년층이 민주당을 등지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 후보와 민주당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청년주택과 대중교통비 지원 등 주요 청년 공약을 강조하며 2030 세대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5일 첫 유세 일정으로 청년 고충을 듣기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현장을 찾았고, 선거 마지막 날인 지난 6일에도 청년층이 밀집된 공간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집중 유세를 가졌다.


그러나 박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중 청년층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을 여러차례 받았다. 편의점 현장에서 청년의 고충을 들은 뒤 '무인점포'를 추천하거나 통·번역을 전공하는 학생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일자리로 제안하는 등 기술 발달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고충을 공감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또 선거운동 중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에 대해선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냐"라고 답해 '20대 비방'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중 통번역 전공 학생에게 인공지능(AI) 번역 스타트업을 추천하는 모습./사진=YTN '돌발영상' 캡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중 통번역 전공 학생에게 인공지능(AI) 번역 스타트업을 추천하는 모습./사진=YTN '돌발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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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 모(28) 씨는 박 후보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청년들을 위해 집중 유세를 벌이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으나 진정성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며 "겉으로는 청년들을 위한다고 말하고 있어도 속으로는 20대를 얕보거나 가르치려 드는 '꼰대'의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20대는 진보, 보수의 구분이 없는 탈이념 세대로 이번 선거는 현 정부에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대는 이념 정체성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세대"라며 "그동안 진보 정당을 지지해왔으니까 진보가 아닌가 하는데, 진보와 보수 구분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탈이념 세대'로 볼 수 있다. 청년층이 과거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것도 이념적으로 맞아서가 아니고 본인들의 이해관계와 들어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태"라며 "일자리는 줄었고 취업도 절벽 상태인 데다 부동산 가격은 너무 뛰어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민주당이 들고나온 정책이라는 것은 지엽적인 정책이었고, 일자리, 부동산 문제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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