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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용어]오락가락 정책 빗댄 '샤워실의 바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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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1509명 증원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겠다며 지난 25일 재항고장을 냈다. 대법원 재항고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입시 요강 발표를 보류시켜 달라는 요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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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 등은 항고이유서에서 "윤석열 정권의 2000명 증원 처분은 마치 '자영업자가 어렵다 하니 한국은행장에게 매년 2000조를 찍어내라'고 강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윤석열 정권이 하는 일은 모두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 짓'이다"고 비난했다.

샤워실의 바보란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미국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저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샤워실에서 물을 틀 때 따뜻한 물이 빨리 나오도록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돌렸다가 너무 뜨거우면 깜짝 놀라 재빠르게 찬물 쪽으로 돌리고, 반대로 찬물이 세게 나오면 따뜻한 물로 얼른 수도꼭지를 돌리는 모습에 빗대 주로 정부의 성급하고 어설픈 경제 정책과 무능을 비판하는 비유로 쓰인다.


프리드먼이 이 말을 했던 1970년대는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큰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반면 프리드먼은 시장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줄였다 늘였다 하는 것은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경제 규모의 확대에 따라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통화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기조절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스스로 안정을 찾아가는 자정 기능을 가지고 있어 정부의 시장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섣불리 적극적인 경기조절 정책을 펼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역효과를 내고 오히려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고 봤다.

의과대학교수협의회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읽었다고 자랑하는 (그러나 결코 읽지 않았을 것으로 확신하는) 책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이지만, 이번 한 주일만 하더라도 ①해외직구 금지했다가 취소 ②노인운전 규제했다가 취소 ③공매도 금지했다가 취소 ④과학기술 예산 5조 삭감했다가 이제는 예타도 면제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하니, 프리드먼 교수가 살아 돌아온다면 아마도 '내 책 읽었다고 거짓말하지 말라' 호통을 쳤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가 샤워실의 바보 짓에 해당한다는 건 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 주장이다. 다만 정부가 최근 일련의 정책들에 대해 오락가락 널뛰기식 대응을 하는 탓에 시장의 기능과 정책의 신뢰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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