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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in전쟁사]中 대양굴기에 100년만 재개된 '건함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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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함 350척, 美 290척보다 많아
1차대전 이후 이어지던 '건함경쟁' 재현
인도·日 등 경쟁합류…영유권 분쟁 확산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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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첫 시험 출항에 나서면서 미국 정계 안팎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미 네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 중인 데다 중국 해군의 전체 전함 수가 미국보다 많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양국 간 건함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1차 세계대전 전후 열강들의 건함경쟁이 100년 만에 재개되면서 중국 인근 동아시아 해역 전체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여기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응과 함께 100년 전 건함경쟁의 역사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中 3번째 항모 첫 출항…"전함 숫자 中이 美 넘어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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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뉴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일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상하이 장난 조선소를 떠나 첫 해상 시험운행에 돌입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군은 9일까지 시험운행을 이어가면서 안전성과 성능, 전투 운용능력 등을 점검한다는 계획인데요.

신화통신은 "푸젠함은 배수량이 8만톤(t)으로 중국 해군은 물론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야마토 전함(6만5000t)을 넘어서 아시아에서 배수량이 가장 큰 전함이 됐다"고 자찬했습니다. 미국의 제럴드 R. 포드함을 본떴다고 알려진 푸젠함은 전자기식 사출기(캐터펄트)를 채택했고, 함재기는 70대 이상을 실을 수 있어 작전 운용능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미국 정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중국의 대양굴기가 아시아 내 미 해군의 독보적이던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모두 350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은 290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물론 아직까지 11척의 항모전단을 포함해 그동안 수많은 실전을 거친 미국 해군을 중국 해군이 능가하긴 어렵지만, 남중국해 일대에서는 미국의 억제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의 항모전단은 전 세계로 흩어져있는 데 반해 중국 해군은 자국 연안지역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만약 중국이 대만과의 전쟁에 돌입하는 등 국지전이 발발하면 아시아 지역 내 배치된 미 해군 역량만으로는 중국군을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1차대전 이후 100년 만에 재개된 건함경쟁
1921년~1922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됐던 열강국들의 워싱턴 해군 군축회의(Washington Naval Treaty) 모습. [이미지출처=미 의회 도서관]

1921년~1922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됐던 열강국들의 워싱턴 해군 군축회의(Washington Naval Treaty) 모습. [이미지출처=미 의회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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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자 미국 내에서는 벌써부터 해군 예산을 대폭 늘려 지금부터라도 건함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적어도 전체 전함 숫자만큼은 중국에 뒤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인데요. 이로 인해 양국이 건함경쟁에 돌입할 경우, 1차대전 이후 약 100여년 만에 새로운 건함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원래 건함경쟁의 역사는 19세기 말부터 본격화했는데요. 당시에는 유럽 내 신흥세력인 독일제국이 전통의 해군 강국인 영국과 대결을 벌이며 국운을 걸고 건함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국가해군청 대신을 역임 중이던 알프레트 폰 티르피츠 제독의 지휘 아래 독일은 1898년부터 1912년까지 5차례에 걸쳐 '함대법'이란 법률까지 만들며 해군 증강에 나섰죠.


영국도 이에 질세라 1902년부터 영국 왕립해군의 해군력 증강에 나섰고 1906년에는 전례없던 대형 전함인 HMS 드레드노트를 진수하며 건함경쟁에 뛰어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3국간 연결된 '삼국협상'과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3국이 맺은 '삼국동맹' 간 군비경쟁이 더욱 심화됐고 이러한 대결 구도가 1차 세계대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죠.


이로 인해 1차 대전 이후 1921년부터 1922년까지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Washington Naval Treaty)', 1930년 '런던 해군 군축조약(London Naval Treaty)' 등 군축회의가 이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이러한 군축합의는 최종적으로 실패하게 됐고, 다시 2차 세계대전이 터지게 됩니다.


전후 냉전시기에는 다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권 간 군비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다가 1990년대 소련 붕괴로 다시 군축합의가 이어지기도 했죠. 그러나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30여년간 이어지던 군축합의는 사실상 모두 무너지게 됐습니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건함경쟁과 군축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도·日 등 아시아 인접국도 경쟁 합류…영유권 분쟁 심화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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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노골적인 건함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군비경쟁은 양국만의 문제를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해군력 확장에 영유권 분쟁이 심화되는 인도, 일본 등이 적극적인 군비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정부가 쓴 군비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703억달러(약 97조원)로 미국(9160억달러), 중국(2960억달러), 러시아(1090억달러)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5위는 중동의 맹주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702억달러)였고, 일본(502억달러), 한국(479억달러)도 각각 10위, 11위를 기록했죠.


중국과 인접한 지역 강국들이 미국과 중국의 군비경쟁에 함께 뛰어들면서 동아시아 전체 해역의 군사적 긴장감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건함경쟁이 결국 세계대전을 불러왔던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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