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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의 집' 간송미술관 5월 1일부터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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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화각 1938’ 재개관展
보화각 설계도면·간송 유물 구입기록 등 전시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1년 7개월의 보화각 보수·복원 공사를 마치고 미술관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재개관전을 개최한다.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가 보화각 현판 등을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가 보화각 현판 등을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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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1906∼1962)이 서울 성북구에 조성한 북단장(北壇莊) 권역 내 1938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근대 사립미술관인 보화각(?華閣)에서 출발한 간송미술관은 그동안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전시를 개최해왔으나 보수 필요성이 제기돼 2022년 9월부터 정비에 돌입했다.

간송미술관은 먼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보화각 건물 외관 원형은 보존하면서 내부 전시환경 개선작업에 집중했다. 국비와 시비 총 23억원이 투입됐다. 내부의 항온·항습 및 냉난방 시설과 전시장 창호, 조명 시스템 전반을 교체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점자 표기판을 배치해 관람 편의성도 높였다.


간송미술관은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을 통해 보수·정비 과정에서 새로 찾은 자료들과 미공개 서화 유물 36점을 공개한다. 김영욱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의 설립 과정과 초기 간송 컬렉션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6년부터 1938년까지 문화재를 수집하면서 서화·골동품 구입 내역을 자필로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대장’이 공개된다. 여기에는 유물 구입 내역을 비롯해 당시 보화각 설립 과정에서 간송이 지출한 건축·설계비, 인건비, 자재 가격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이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보화각' 복원ㆍ보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이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보화각' 복원ㆍ보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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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일기대장에 수록된 내용은) 1936년부터 1938년까지 간송이 지출한 거의 모든 내역이다. 정원을 가꾼 인력이 몇 명인지까지 상세히 적었고, 각종 서화 골동의 구입 시기와 구입처, 매매 비용, 관리 내역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어 초기 간송 컬렉션의 규모와 형성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말했다.


일기대장에 기록된 내역을 통해 간송이 당시 조선시대 서화 작품 중 추사 김정희와 겸재 정선 작품을 다수 구입한 점도 확인됐다. 김영욱 전시교육팀장은 "대장 목록 분석 결과 3년 동안 작가별 구입 내용을 분류해보면 김정희 40건, 정선 26건, 김홍도 20건, 심사정 12건으로 확인됐다"며 "19세기부터 일어난 김정희와 추사학파 작품 수집 유행에 기인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일기대장과 함께 발견된 북단장과 보화각 최초 설계 도면도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보화각 1층에서는 한국 1세대 근대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북단장과 보화각 설계 도면을 전시한다. 1934년 간송은 서울 성북구 일대에 북단장을 마련한 뒤 그 안에 보화각을 짓기 위해 1938년 당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건축가 박길룡에게 설계 감독 업무를 의뢰했다.

간송 전형필이 1936~1938년 입출금 내역을 기록한 '일기대장'.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입출금 내역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사진제공 = 간송미술문화재단]

간송 전형필이 1936~1938년 입출금 내역을 기록한 '일기대장'.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입출금 내역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사진제공 = 간송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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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이 일본 오사카미술관 전시실 진열장을 보고 그린 스케치도 도면과 함께 전시됐다. 간송은 보화각 설립 당시 이 스케치 도면에 맞춘 진열장을 일본 오사카 야마나카 상회에 의뢰해 제작했다. 그때 만든 진열장이 이번 전시에도 일부 그대로 사용됐다.


안종원(1874∼1951), 이한복(1897∼1944) 등 당대 유명 서화가들이 북단장 개설을 축하하며 쓴 서예 작품과 간송의 스승인 위창 오세창(1864∼1953)이 쓴 보화각 현판도 함께 전시됐다.


2층에서는 보수 과정에서 발견한 서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철종과 고종의 어진화가였던 도화서 화원 백은배(1820~1901)의 ‘백임당풍속화첩’과 1930년 제9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인 심산 노수현(1899~1978)의 ‘추협고촌’ 등이다. 세밀한 나비 그림으로 당대에 ‘남나비’로 불렸던 조선 후기 화가 남계우(1811~1888)와 그의 제자이자 못지않은 나비 화가로 ‘고접(高蝶)’으로 불린 고진승(1822~?)의 나비 그림도 최초 공개된다. 특히, 고진승의 나비 그림은 기록에만 있던 것으로, 이번에 실물이 처음 발견됐다.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 언론 공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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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미국 풍경을 담은 산수화도 대중과 만난다. 1888년 미국 워싱턴에서 서화로 교류한 대한제국 주미 공사관원 강진희와 청나라 공사관원 팽광예(1844∼?)의 작품 8점을 담은 '미사묵연 화초청운잡화합벽첩'은 전체 작품 8점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중 강진희의 '화차분별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풍경을 그린 산수화로,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등을 문인화 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개통이 1899년임을 고려하면 경이로운 신문물을 담은 풍경화로 볼 수 있다.


간송미술관은 개관전을 시작으로 종전의 봄·가을 정기전을 통해 운영할 예정이다. 과거 2주였던 전시 기간은 앞으로 한 달 반으로 연장해 진행할 계획이다.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간송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인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의 작품을 공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간송미술관이 본래 연구 중심기관으로 출발했던 만큼 앞으로도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 발표하는 전통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송미술관은 오는 9월 초 대구 간송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개관전에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주요 국보와 보물 중 대표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재개관전은 6월 16일까지 진행한다. 인터파크 예약을 통해 1시간당 100명만 입장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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