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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관심에 더 외로운 '학교 밖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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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관심에 더 외로운 '학교 밖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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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교 밖 청소년 규모는 14만6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는 올해 2월 ‘2024년 사회정책 방향’에서 학교 밖 청소년 통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거꾸로 살자’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데이터 확보를 위해 자료 요청 및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정보부존재’였다. 인제야 통계 구축에 나섰다고 했지만, 그 발표 이후에도 착수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학교 밖 청소년은 여전히 사회적 무관심의 대상이다.

매년 학생 5만여명이 학교를 떠난다. ‘10대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비율 23%로 2015년보다 3배 정도 늘었다. 친구 관계, 가족 갈등, 입시·학업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우리 사회 지나친 물질주의와 서열주의가 청소년에게 그대로 전이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부모님 연봉이나 해외여행 여부, 외제 차 보유 여부 등에 관한 비교는 거의 일상이다. 청소년기는 또래 집단의 소속감이 중요한 시기다. 주변의 평가가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고, 이질적 느낌은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학교를 나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일종의 ‘문제아’라는 선입견이 씌워진다. 경기도 광주시 한 학생은 “돈도 제대로 못 받고 인격적으로 모독을 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학교 밖 청소년은 네트워크, 제도, 규범 등 사회 시스템에도 취약하다. 기존 학교 친구와는 점차 거리가 멀어지게 마련이다. 사회에서는 낙인과 소외라는 고통을 겪는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우울, 불안, 자살 위험에 노출된 실정이다. 이는 학생 청소년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10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학교 밖 청소년 문제에 천착해야 한다는 얘기다.


해법을 모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결과 개입이다. 힘겨운 삶에 지친 청소년들이 기댈 언덕은 있다. 전국 222곳의 꿈드림센터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지원 시설이다. 매년 4만명이 시설을 이용한다지만, 여전히 사회적 관심과 보호의 울타리 밖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 인프라가 더 필요하고, 홍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더는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하려면 보호의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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