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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투자 광풍 시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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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투자 광풍 시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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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믿습니다!" 최근 논란인 외국계 증권사발 주가 폭락이 일어나기 전 투자자들이 투자자문사 대표에게 한 말이다. 그를 통해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가 빚더미에 앉게 됐다는 유명 연예인도 강단에 올라 '종교'라고 칭송했다.


투자 광풍 시대다. 심각한 경제 침체에도 사람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열망을 잃지 않는다.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 등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쉽게 얻은 정보를 통해 채권과 선물 투자도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투자를 권하고, 사회와 미디어도 관련 콘텐츠를 쏟아낸다. 누구든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장 은퇴 이후 소득을 책임지는 연기금이 주식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산시장의 성패와 이자율 정책에 따라 개인과 가구의 가처분 소득 규모와 구매력이 결정되는 상황은 금융시장과 우리의 삶, 그리고 정부 정책을 긴밀하게 연결시켰다." 박진빈 경희대 사학과 교수와 김승우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원 등 10명의 경제 전문가들이 쓴 '투자 권하는 사회'는 대중투자사회에 대한 역사적 분석과 고민을 담은 책이다. 오늘날 경제적 인간, 투자하는 인간으로 자리매김한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책에서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투자 제도 및 기술의 형성과 발전은 갑작스럽게 형태를 갖추거나 변형하며 우리의 삶에 침투했다"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투기의 골짜기로 몰렸다. 투자 광풍 속에서 자신만 뒤처질 수 없다는 두려움 역시 이를 확대·재생산했다"고 설명한다.


1부에선 20세기 초 대중투자의 '기원'에 대한 역사를 다룬다. 일찍이 대중투자사회로 진입한 미국 주식시장을 배경으로, 지금까지 시장에서 활용되는 주요 투자 전략들의 역사적 기원과 의미를 살핀다. 20세기 초 조선과 일본, 미국의 부동산 개발과 투기 열풍 등에 대한 소개도 담겼다.

2부엔 한국과 일본에서 투자의 대중화가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주목한다. 1970년대 이후 한국에선 중산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의 대중화가 시작됐고, 이는 '부동산의 권력화'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을 전 사회적인 과제로 인정받고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대중들은 중산층의 대열에 들어섰고,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절차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이다.


3부에선 홍콩과 중국, 영국 등 해외 사례를 통해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투자 열풍의 실태를 지적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지 고민한다.


투자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는 책이 아니다. 대신 투자 권하는 사회를 좇는 주체와 제도, 역사 등에 대한 탐구를 통해 우리에게 장기적으로 투자 시장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저자들은 말한다. "인간의 욕망과 광기, 외부적 충격,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따른 급작스러운 폭락 혹은 급등, 정부 정책의 중요성 등은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요인들로만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권하는 사회 | 김승우 등 10명 지음 | 역사비평사 | 328쪽 | 1만8000원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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