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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거래를 연기한다…연극 ‘파우스트’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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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역 유인촌 "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배역"
메피스토 역 박해수 "두려운 마음에 악몽"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2011년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은 배우 박해수가 시상자와 수상자가 아닌. 동료 배우로 유인촌과 같은 무대에 선다. 작품 '파우스트'를 통해서다. 유인촌은 현자라 칭송받는 노학자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인생에 관한 회의감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악마를 만나 영혼을 건 계약을 맺는데, 악마 '메피스토' 배역은 박해수가 맡았다.


유인촌은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텔레스를 연기한 이후 27년 만에 동명의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21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이 정말 많이 된다. 흉내 내면서 연기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개막 때 어떤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지는 저 역시 궁금하다”며 고뇌를 드러냈다.

사진 왼쪽부터 박해수, 원진아, 유인촌, 박은석. [사진제공=(주)샘컴퍼니]

사진 왼쪽부터 박해수, 원진아, 유인촌, 박은석. [사진제공=(주)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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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건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박해수도 마찬가지. 그는 “메피스토라는 역에 두려운 마음으로 악몽과 함께 시작하고 있다”며 “다만 즐거운 악몽이다. 새로운 새계관에서 놀면서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됴화만발’, ‘맥베스’ 등 캐릭터 색채가 강렬한 연극에 참여했던 박해수는 이번 연극에 관해 “고전을 좋아한다. 신과 인간이 수직선상에 놓여 연기에 많이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럼에도 좋아해 그런 작품을 많이 만났다”며 “개인적으로 고전 작품으로 메시지 전하는 게 재밌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주)샘컴퍼니]

[사진제공=(주)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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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양정웅 연출이 맡았다. 그간 ‘코리올라누스’, ‘페르 귄트’, ‘햄릿’ 등을 연출한 이다. 그는 “괴테의 원작은 현대사회에서 질주하는 인간의 욕망을 화두로 많은 걸 전달한다”며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연극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해수 역시 “지금은 선과 악이 불분명한 시대다. 악마 메피스토의 악마스럽지 않은 모습을 세밀하게 잘 만들면 좋은 작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첫 연극 무대에 나서는 원진아는 쉬운 이해를 강조했다.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가족과 본인을 위험에 몰아넣는 그레첸 역을 맡은 그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무대에서 풀샷을 보여야 하는 연극은 정확한 의미 전달의 기술을 요하는 것 같다. 대본 연구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파우스트’가 읽기 어려운 책이라고들 하는데,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쉽고 편하게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파우스트를 연기하는 박은석은 “유인촌 선배님께서 리딩하셨을 때 엄청난 언어의 힘과 딕션의 맛이 느껴졌다”며 “개인적으로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와서 연기하면서 언어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은 향상시킬 수 있는 계가기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거장인 요한 볼프강폰 괴테가 20대부터 죽기 직전까지 60년에 걸쳐 집필한 인생 역작이다. 악마 메피스토가 인간 파우스트를 두고 신과 내기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극은 현인이지만 삶의 회의감에 빠져 죽음을 택하려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의 꾐에 빠져 영혼을 대가로 젊음을 얻고, 우연히 만난 여성 그레첸과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그린다.


그간 ‘해롤드&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 등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 샘컴퍼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지난해 마곡에 새로 터 잡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펼쳐지는 첫 연극이다. 다음 달 31일 오른 막은 4월29일까지 무대를 밝힌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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