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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비싼 가전...올해 가격 더 오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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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여력 ↑

잘 팔리는 비싼 가전...올해 가격 더 오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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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직장인 김유진씨(42·가명)는 2012년 독립하면서 삼성전자의 청소기를 17만원에 구입했다. 흡입된 먼지는 먼지방에 따로 모아지고 공기는 헤파필터를 거쳐 밖으로 배출되는 기능을 탑제한 신제품이었다. 5년 뒤인 2017년 결혼을 앞둔 김 씨는 당시 대세였던 다이슨의 무선 청소기를 혼수용품으로 마련했다. 당시 청소기 가격으로는 비싼 100만원 남짓 이었지만 ‘신기능’으로 유명세를 탔던 터라 망설임없이 구매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5년이 흐른 2022년, 김 씨는 친동생의 집들이 선물로 LG전자의 프리미엄 청소기를 130만원에 구매했다. 그는 "청소기를 비롯해 올인원타워, 각종 흡입구를 포함한 이 제품의 가격은 150만원 대였는데 각종 할인 프로모션으로 20만원 저렴하게 샀다"면서 "이제 국내 제품도 100만원대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린 가전업계가 올해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원자재와 물류비 가격 인상에 제품가를 최대 30% 가량 올렸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와 수급 대란이 더욱 심화되면서 비용 부담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갈수록 진화하는 신기술 탑재와 ‘프리미엄’ 제품군의 고가 전략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32% 상승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TV 평균 판매값이 26.4% 올랐다. 이는 전년 3.3% 상승 폭의 8배 가량 된다.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가전 매출 1위에 오른 LG전자의 이 기간 냉장고·세탁기 평균 판매값도 전년 대비 7.2% 올랐다. 2020년 7.9%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7%대 상승세다. 에어컨 평균 판매가격도 지난해 9.8% 올라 전년 4.7% 하락했던 흐름을 뒤엎었다.


가격은 오름세지만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고객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 제품 교체 수요가 증가한 데다 비싸더라도 내 마음에 드는 맞춤형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시장 우위 강화를 판매 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군으로 비스포크 브랜드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경험을 강조한 인피니트 라인 등 새로운 제품군을 도입하고 있다. 인피니트 비스포크 라인의 경우 냉장고·냉동고·김치냉장고·와인 등 4도어를 맞춤형으로 풀세팅 할 경우 2000만원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가전업계 공장 가동률과 실적은 고공행진 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장의 가동률이 각각 126%, 106%, 110%까지 치솟았다. 삼성·LG전자 모두 지난해 가전부문 매출이 각각 15.9%, 21.7% 증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남겼다.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 연일 치솟는 원자재·물류비 가격에 가전업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가전 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지난해 약 39% 뛰었다. LG전자도 가전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강 평균가격이 지난해 21.8% 상승해 전년 상승폭(3.9%) 보다 5배 가량 확대됐다. 레진(수지)과 에어컨, 냉장고 등에 필요한 열교환기에 사용하는 구리도 각각 18.2%, 15.1%씩 올랐다. 가전업계가 수익성 악화 대응방안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면서 가전 제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 평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가 잘 되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 단가 역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즉각 제품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소비자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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