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 울산·포항 '고교 평준화 지역' 탈출…
정원 미달·하향평준화·학교 선택권 박탈 우려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최재호 기자] 1974년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고교 평준화 제도가 도입된 지 4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북 경주시의 경우 고교 서열화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간 고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이 평준화 지역인 울산과 포항 등지로 이주하면서 경주지역 인구 감소의 중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고착화된 고교 입학 시험제도는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교 평준화와 관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대시민 토론회'가 경주시 주관으로 마련됐다. 21일 오후 2시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열린 '고교평준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내건 '경주시민원탁회의'는 비대면으로 진행됐지만, 경주시 공식 라이브 방송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경주시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참가자 100명을 공개모집했다. 이날 토론은 '고교평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와 '고교평준화를 진행한다면 선행되어할 조건'이라는 타이틀을 세부 주제로 삼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우선 특정학교 서열화 및 또래 간 위화감을 없애고, 입시 위주 대신 맞춤형 미래진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에는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학령 인구감소로 인한 정원 미달 ▲학력 하향평준화 ▲고교 특성 및 학생의 학교 선택 기회박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는 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또 고교평준화시 우선 선행돼야 할 조건으로 ▲학교 간 교육환경 격차해소 ▲적성에 맞는 진로 맞춤 교육 강화 등이 핵심 사안으로 꼽혔다. 이날 참가자들이 토론 끝에 투표한 결과, 60%가 '고교평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주낙영 시장은 "오래전부터 고교 평준화에 대한 요구가 있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반대와 찬성 모두 우리 자녀들이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만큼, 이번 토론회를 통해 고교평준화에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영남취재본부 최재호 기자 tk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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