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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evil" 강조하던 구글, 악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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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evil" 강조하던 구글, 악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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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구글이 자신들의 행동 강령으로 내세웠던 저 유명한 문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수익 때문에 나쁜 길을 가지 말자는 '착한 기업' 이미지는 '사악해진다(Be evil)'는 악평으로 뒤덮였다.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ㆍ수수료 30% 정책을 발표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반(反)구글 움직임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구글의 '갑질'에 반발하는 반(反)구글 연대 움직임이 거세다. 미국의 개발사 에픽게임즈,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등은 지난달 '앱 공정성 연합(CAF)'을 출범시켰다. 인도에서도 스타트업 150곳이 연합을 결성했고, 페이티엠을 중심으로 '미니앱스토어'를 만들어 구글에 대항하고 있다. 국내 개발사들도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온라인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은 구글의 과다 수수료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 위해 앱 개발사들을 모집 중이다.

이 같은 반구글 연대가 형성된 것은 구글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정책 때문이다. 구글은 내년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모든 결제는 무조건 자사 시스템(인앱결제)를 사용해야 하고, 수수료 30%를 떼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게임 앱에 대해서 적용됐던 정책을 음악ㆍ동영상ㆍ웹툰 등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확장한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국회도 구글을 정조준 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구글 앱 수수료 매출에 대해 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왜 악마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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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업계에서는 구글에 대한 배신감이 거세다. 많은 개발자와 상생을 외치며 앱마켓 사업을 키웠던 구글이 이제는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인터넷산업 생태계'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어서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플레이 점유율은 63.4%에 육박하고 벌어들인 수익만 5조9996억원에 달한다.

국내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결국 이용료를 올려야만 수익이 나는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예를들어 국내 웹툰이나 음원 플랫폼의 경우 창작자에게 70%의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서 구글이 30% 수수료를 떼가면 사업자는 수익이 제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사업을 위해 가격을 인상해야하는데 이는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뮤직프리미엄 등 자체적인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플랫폼 경쟁에서도 구글이 유리한 고지를 독점할 가능성이 크다.


구글이 이 같은 정책을 강행하는 데는 매출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 매출은 190억달러(약 22조원)인데 비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은 103억달러(약 12조원)에 불과하다. 애플은 구글과 달리 모든 앱과 콘텐츠에 결제 금액의 30% 수수료를 적용해왔다. 결국 상생을 강조했던 구글이 애플과 같은 방향을 택한 것이다.


'망언' 퍼레이드까지

반발이 거세자 구글은 인앱결제ㆍ수수료 30%의 당위성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이조차도 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구글은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구글 인앱결제 덕분"이라고 밝혔다.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의 편리함으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으니,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국내 IT 기업 관계자는 "구글의 주장대로 라면 인앱결제를 쓰는 모든 서비스가 해외에서 성공해야 한다"면서 "결국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을 말도 안되는 논리로 포장하는 구글의 자만함이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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