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SK, 배터리서비스 맞손…정의선 '총수회동' 첫 결실

현대차, SK와 BaaS 관련 MOU 체결
배터리 3사 연쇄 회동 후 첫 협업사례

지난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단독[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김지희 기자]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팀 코리아'를 꾸리기 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4대그룹 총수 연쇄 회동이 첫 결실을 맺었다. 정 수석부회장이 가장 먼저 손잡은 곳은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후발주자로 꼽히는 SK그룹이다. 재계는 현대차와 SK를 시작으로 삼성, LG그룹간의 협력사업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관련기사 10면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가 만남을 갖고 '바스(BaaSㆍBattery as a Service)'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aas는 배터리의 생산부터 대여ㆍ교환, 재사용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을 하나로 아우르는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길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MOU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이은 총수 회동에 나선 뒤 실제 협업이 확정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초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최 회장과 만나 Baas 사업을 비롯한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등 미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야에서 삼성SDI, LG화학 대비 후발주자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회동 이후 가장 먼저 현대차그룹 중심의 배터리 동맹에 합류하면서 미래차 시장 선점을 노리는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밀월관계를 확보하게 된 모양새다.

이미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차 'NE'와 기아차 CV의 배터리 초기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5년간 10조원 규모다. 2차 물량은 LG화학에게 돌아갔으나, 이르면 하반기 발주 예정인 3차 E-GMP 배터리 물량 역시 SK이노베이션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이후 현대차그룹 내 배터리 핵심 공급처로서 SK이노베이션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핵심 축을 이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구현을 위한 비행체에 대해서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