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섭 이마트24 점포개발자
신규출점 험지 강원도…더 값진 성과
영업시간·로열티 강제성 없는 가맹모델도 한 몫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편의점 업계에서 신규 출점의 험지로 꼽히는 강원도에서 3년 만에 무려 57개 점포를 개설한 이가 있다. 이마트24의 윤우섭 점포개발자(Store DeveloperㆍSD)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같이 인적 드문 산길을 지나 옹기종기 모인 산골 마을에 들러 밤낮 가리지 않고 창업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다.
SD는 편의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경영주가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본사 직원으로 예비 경영주와 본사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예비 경영주와의 상담을 통해 희망 창업 지역, 예산, 기대 수익 등 창업 조건에 맞춰 점포를 소개해주고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윤 SD는 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어디 사람이세요?'였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사내에서 '점포개발왕'으로 꼽히지만 2017년 4월 처음 강원도 영동지방을 맡았을 때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지역 분위기 탓에 점포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윤 SD는 "서울 토박이인 저는 강원도 사투리 때문에 단순한 장소나 시설물을 지칭하는 말도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예비 경영주들에게 점포가 위치할 상권과 입지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SD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SD들이 점포 개발을 위해 길어야 두세 달을 매달려 설득하지만 윤 SD는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예비 경영주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설득했다.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되는 등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했다.
윤 SD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 배타적이지만 한 번 정을 주시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시려고 하신다"며 "이 지역, 저 지역의 지인들을 소개해주시겠다고 먼저 챙겨주셔서 하루 700㎞ 거리를 주행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에 윤 SD는 2017년 4월부터 강원도 지역을 맡아 올해 3월까지 총 57개의 점포를 개설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SD가 50개의 점포를 개발하는 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의 끈질김과 친화력 덕분에 절반의 시간 동안 50개가 넘는 점포를 개발할 수 있었다.
특히 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아 편의점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강원도에서 달성한 성과이기에 더 값지다. 사내에서도 그의 공로를 인정해 2017년 하반기 우수상, 2018년 3분기 최우수상을 주었다.
타 편의점 브랜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높은 이마트24의 가맹모델도 강원도 지역 점포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윤 SD는 "지역사회 특성상 오랜 기간 슈퍼마켓 등 소매점을 운영하시던 분이 많았다"며 "24시간 영업에 강제성이 없는 점, 매출이 증가해도 로열티를 추가로 본사에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이 자율성을 중시하는 예비 경영주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SD가 개발한 점포 57개 중 30곳은 기존에 소매점을 운영하던 경영주들이다.
강원도 영동지방에서 영서지방으로 담당 구역을 옮긴 윤 SD는 이곳에서 자신의 100번째 점포 개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지금은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강원도 사람이시죠?'인 만큼 지역을 사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 웃을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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