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 이후 궁지에 몰렸던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19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사건 봉합에 나섰다. 살만 사우디 국왕이 직접 나서서 사우디 검찰을 옹호하는가 하면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G20에 직접 참석기로 했다.
살만 국왕은 이날 국왕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이 나라가 알라의 법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노력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 살만 국왕은 카슈끄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연설에 나섰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발표했다. 알 아라비야 등 사우디 매체는 이번 G20 방문이 왕세자의 해외 순방의 일부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G20에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터키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빈살만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조우 역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셀카를 요청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G20에 참석을 통해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라는 국제사회의 의혹을 불식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요외신은 사우디 내부에서 빈살만 왕세자의 왕위 승계에 반대하는 왕족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살만 국왕 사후 빈살만 왕세자의 왕위 승계를 저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지 살만 국왕의 동생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좌를 차기 국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자 상속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는 서양과 달리 사우디 왕가의 경우 협의를 통해 차기 국왕을 결정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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