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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제 생각은요” vs “넌 아직 몰라”…명절 밥상머리 대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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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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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올해 대학에 입학한 A(20) 씨는 추석을 맞아 온 가족과 둘러앉아 뉴스를 보던 중,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 최저임금 인상 논란,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 저출산, 취업문제 등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70)로부터 “넌 아직 모른다. 보이는 게 다 아니다”라며 때아닌 훈계를 들었다. 결국 A 씨는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히는 것을 관두고 침묵을 선택했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추석 연휴는 그렇게 흘러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덕담을 주고받는 추석 명절, 이른바 밥상머리 논쟁으로 일가친척 간 낯뜨거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성인남녀 3명 중 1명은 명절에 다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취업 포털 업체인 사람인에 따르면 성인남녀 1,428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와 다툰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5%가 ‘있다’고 답했다.

명절에 다툰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쓸데 없이 참견하거나 잔소리해서’(54.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으로는 ‘친척 어른’(43.6%)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모님’(26.7%), ‘시댁 식구’(15%), ‘사촌’(14.5%), ‘형제, 자매’(13.1%), ‘배우자’(11.1%) 등의 순이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근황을 물어보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48.9%)가 가장 많이 차지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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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예 명절을 폐지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23일 한 청원인은 “제사, 추석, 설 명절을 없애주세요”라며 “꼭 모인다고 해서 서로 좋은 얘기 화목한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옛날얘기 특히 서로 쌓아두었던 얘기를 하면서 관계만 더욱 악화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라면서 “당장은 없어지지 않겠지만 이런 명절 문화는 앞으로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명절 폐지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약 10명 중 8명은 한국 사회의 갈등이 심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대 간 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방안-사회문제와 사회통합’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갈등수준에 대해 '매우 심하다.' 8.5%, '대체로 심하다.' 71.8% 등 심하다는 의견이 80.3%로 나왔다.

청년과 고령자와 세대갈등은 2014년 56.2%에서 2016년 62.2%로 치솟았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줄어들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2016년 말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등 이념 갈등이 크게 표출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 갈등은 2014년 80%에서 2016년 79.5%로 줄었다가 2017년 조사에서 85.2%로 큰 폭으로 올라갔다.

보고서는 “이념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건전한 정치발전의 계기로 작동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일상의 소소한 갈등들이 불필요하게 이념 갈등으로 증폭됨으로써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2016년 말 이후 정치적 혼란기를 지나오면서 앞으로 이런 문제는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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