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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경기 르포]비싼 채소·과일값에 곳곳서 푸념…주부 "차례상 차리기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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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곳곳에선…주부의 한숨 소리
가격표 보고 고심…올해 추석 상차림 간소화
추석선물세트 매대 아직 한산…5만원대 인기
이마트 영등포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부적이고 있지만, 유독 추석선물세트 앞은 한산한 모습. 과일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지만 선뜻 카트에 담지 않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

이마트 영등포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부적이고 있지만, 유독 추석선물세트 앞은 한산한 모습. 과일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지만 선뜻 카트에 담지 않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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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6일 오후 3시 이마트 영등포점. 지난 8일 매월 둘째 주 휴무로 마트가 문을 닫은 영향인지, 추석을 일주일여 앞둬서 인지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만 명절 음식을 준비하기에는 조금 이른지 시민들은 제수보단 먹을거리만 사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장을 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채소나 과일 등을 살펴보던 주부들은 손에 쥐었다가 다시 놓는 등 가격표를 보고 고심했고, 대다수가 제자리에 상품을 놓고 카트를 돌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개에 3000원에 달하는 무를 집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둔 주부 김서영(48) 씨는 "추석 전날 ‘소고기 뭇국’을 끓여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려고 살펴봤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며 "사야할 게 많아 고민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해 평균 무 가격이 2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50%나 오른 것이다.

양상추를 살펴보던 주부 김미화(39) 씨 역시 3000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다시 제자리에 두며 "당분간 샐러드를 해 먹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추석에 배추전을 해먹으려고 배추를 살펴보던 주부 한지희(38)씨는 "호박도 배추도 생선 가격도 만만치 않아 무슨 전을 해야하나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마트 영등포점. 추석선물세트 배송에 대해 고객들이 문의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

이마트 영등포점. 추석선물세트 배송에 대해 고객들이 문의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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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이상저온, 여름 역대급 폭염, 태풍·폭우 등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채소와 과일값은 그야말로 금값 중의 금값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전월대비 채소(30%), 과실(9.0%) 등 농산물 가격이 14.4% 상승했다.

명절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성수품의 가격이 더 오르는 특징을 감안하면, 추석을 앞둔 주부들의 비명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평년보다 일주일 앞당겨 추석 성수품 공급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마트 영등포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유독 추석선물세트 앞은 한산한 모습. 이선애 기자 lsa@

이마트 영등포점.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유독 추석선물세트 앞은 한산한 모습.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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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제법 많은 상품이 담겨 눈길을 끌었던 주부 박희애(46) 씨는 "아직 추석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오늘은 간단하게 장을 볼 생각이었는데, 추석 직전에는 더 오를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미리 좀 봐두기 위해 이것저것 샀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매장 관계자 역시 "추석을 코 앞에 두면 대부분 가격이 더 오른다"며 "추석 바로 직전에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가격에 더 놀랠 것 같다"며 귀띔하기도 했다.

품질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아내와 함께 나온 김대홍(51) 씨는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채소값이 많이 올랐는데, 상품의 품질은 좋은 것 같지 않다"며 "비싼 가격을 주고 사는데도 나쁜 하품이 많아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과일도 폭염에 낙과가 많아지고 일부 지역에서 병충해가 유행해서인지 상ㆍ특품은 거의 없고 중ㆍ하품이 많은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홈플러스 금천점 채소 매대. 무 가격이 3000원이 넘어 선뜻 사려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없다. 이선애 기자 lsa@

홈플러스 금천점 채소 매대. 무 가격이 3000원이 넘어 선뜻 사려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없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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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세트가 쌓인 곳곳은 대부분 한산했다. 생활용품선물세트 매대에 있는 한 관계자는 "아직 추석까지 시간이 좀 있다 보니 한산한 것"이라며 "수요일 즈음에는 실속있는 생활용품 선물세트가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량으로 쌓인 과일선물세트 앞에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었지만, 카트에 담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직원 30여명의 명절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나온 백 모(52)씨는 "과일값이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상품이 좋아야 하는데, 썩 좋아 보이지가 않는다"며 "수산물 등도 좀 살펴봐서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의 선물세트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김 모(54)씨는 "사과와 배로 구성된 상품이 많아진 것 같은데, 개당 5000~1만원 꼴로 가격이 만만치 않아 부담스럽다"며 "7만원에 육박하는 과일보다 조금 더 저렴한 생필품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 금천점. 추석선물세트 매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이선애 기자 lsa@

홈플러스 금천점. 추석선물세트 매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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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금천점 역시 장을 보는 사람들로 제법 붐볐지만, 사람들이 끌고 다니는 카트가 가득 차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선물세트가 마련된 곳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참치와 식용유 등 선물세트 매대에 있는 관계자는 "아직은 판매량이 저조한데, 매대를 꾸린 이후에 평균 50만원어치 판매되는 것 같다"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오히려 이 가격대 제품이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 차츰 많이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킴스클럽 철산점에도 추석선물세트 매대는 한산했고, 장을 보러 온 사람은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장을 보러 나온 이수애(24) 씨는 "엄마가 가격표를 보고서는 한숨을 내쉬고 선뜻 고르지 못하고 있어 한시간가량 마트에 머물고 있다"며 "추석선물세트도 골라야 하는데, 아빠도 비용 문제 때문에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킴스클럽 철산점. 비싼 가격 탓인지 채소 매대를 둘러보는 사람이 없는 모습. 이선애 기자 lsa@

킴스클럽 철산점. 비싼 가격 탓인지 채소 매대를 둘러보는 사람이 없는 모습.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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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업계는 선물 한도를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올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으로 선물의 양극화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물세트가 많이 팔리는 시점은 19일 이후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추석 장보기 대목은 19일인 수요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데, 올 추석 선물세트판매량은 전체적으로 증가 추세다"고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 역시 "추석 당일 직전일인 23일이 서울·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라 19일부터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5만원대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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