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과학을읽다]매운맛 '통증'에 땀나면 우유 마셔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매운 것을 먹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고, 물을 들이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매운 것을 먹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고, 물을 들이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체는 신비롭습니다. 더워서 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따뜻한 음식을 먹거나 매운 것을 먹어도 몸에서 땀이 납니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더워져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고통스러워서 땀을 흘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고통스러워서 땀을 흘린다? 이해가 잘 안되시나요? 사람의 혀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을 느끼지만 매운맛을 감지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매운맛은 뇌가 통증으로 인식해 코에서는 콧물, 눈에서는 눈물, 몸에서는 땀이 나오도록 조절한다고 합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고추에 가장 많이 함유된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인 '캡사이신(Capsaicin)'입니다. 캡사이신은 혀 표면의 점막을 자극해 그 자극은 뇌로 전달됩니다. 뇌는 이 자극을 '통증'이라고 판단합니다. 즉, 몸에 해로운 물질로 인식해서 이를 희석시키거나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콧물과 눈물, 땀을 분비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뇌는 천연 진통제라고 할 수 있는 '엔도르핀(endorphin)'을 함께 분비합니다. 통증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아편성 단백질이지요.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통증을 느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땀 흘리고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더 강한 매운맛을 찾아 식도락을 즐기는 이유도 통증과 함께 찾아오는 쾌감(?)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통증'을 달래기 위해 급하게 물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데 물을 마셔도 매운맛이 얼른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으실 겁니다. 차가운 물을 마시면 잠시 통증을 잊을 수 있지만 금방 통증은 되살아납니다.
매울 때는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매울 때는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물은 부분적으로 전기적 성질을 띄는 극성분자입니다. 때문에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 생강의 진저론 같은 전기적 성질을 가지지 않은 무극성분자와 잘 결합하지 않습니다. 혀에 남은 캡사이신 등의 성분을 잘녹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반면, 같은 무극성분자는 캡사이신 등의 성분과 잘 결합합니다. 우유에 포함된 카제인과 같은 무극성의 지용성이어서 혀에 남은 매운 맛을 잘 녹여줍니다. 다시 말하면, 무극성분자는 극성용매인 물에 녹지 않지만 같은 무극성용매인 우유는 기름에 잘녹는 지용성 성분인 카제인이 들어 있으므로 물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다는 말입니다.

좀 다른 비유를 하자면, 엔진오일이 손에 묻었을 때 물로 씻으면 잘 안지지만 휘발유로 지우면 잘 지워집니다. 혀에 남은 기름기를 기름성분이 많은 우유로 녹여주는 것이지요. 매운 통증을 잘 녹여주는 이런 지용성 성분의 음식은 우유 외에도 마요네즈가 섞인 음식이나 올리브유를 찍은 빵 등이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국내이슈

  •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해외이슈

  •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포토PICK

  •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