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여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그럼에도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 상 방문을 강력히 희망할 수도 있다고 전망이 엇갈리면서 방한 후 트럼프가 DMZ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16일(현지시간),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안전을 고려해 DMZ 방문을 안 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로 볼 때 DMZ 방문을 강력하게 희망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내달 방한이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한국 국회 연설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나갔다. 지난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강경한 대북메시지를 전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역시 미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한 대외적 성향을 고려했을 때, 역대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찾는 비무장지대(DMZ)를 과연 방문하지 않을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들은 1952년 한국전쟁 중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DMZ를 찾은 이후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W 부시, 오바마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방문한 바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도 DMZ 근처 미군부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사실상 레이건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모두 DMZ를 방문한 셈이다.
DMZ를 방문했던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경우 지난 1992년 DMZ 근처 미군부대를 방문했을 때, "우리의 군사력을, 우리 군 장병들의 능력을 의심하던 이들은 사담 후세인이란 두 단어를 기억하라"면서 강경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1993년 방한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1960년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해 시청에 내걸린 아이젠하워 대통령 초상화.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2년 6.25 전쟁 당시와 1960년 두차례에 걸쳐 방한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사진=정부기록사진집)
원본보기 아이콘이후 2002년 방한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도라산역에서 연설을 갖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 본인은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하고 있는 지금도 이 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방문해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대한 구상을 표출했던 곳이 DMZ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한의 도발위험을 무릅쓰고 방문을 강행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 이에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1박2일로 예상되는 방한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일부터 14일까지 한 ·중 ·일과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한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3박 4일간 머문 뒤 한국에서는 1박 2일만 체류한 뒤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 체류 기간을 3일씩 맞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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