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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잘 살리는게 낫다"…완전자급제 완급조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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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시 오히려 외산폰 사라지고 불편 가중"
지원금하한제·주파수경매대가활용 등
"효과 불투명"한 자급제 대안으로 제시
'완전자급제가 대안인가' 토론회 격론

26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통신 단말 유통시장발전을 위한 제도개선방향' 토론회. 왼쪽부터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김연학 서강대 교수,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하태규 고려대 교수, 임형도 SKT상무, 김충성 KT상무, 강학주 LGU+상무,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부회장.

26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통신 단말 유통시장발전을 위한 제도개선방향' 토론회. 왼쪽부터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김연학 서강대 교수,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하태규 고려대 교수, 임형도 SKT상무, 김충성 KT상무, 강학주 LGU+상무,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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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통신비 효과는 불투명하고 오히려 소비자의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원금하한제 도입, 주파수 경매대가 활용 등이 오히려 기존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낸다는 주장이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대안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김연학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완전자급제가 유행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단말은 단말끼리, 이통은 이통끼리 각각 분리함으로써 개별 경쟁이 일어나고 요금이 할인될 것이라는 자급제의 논리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급제시 유통망 구축 어려운 외산폰, 모두 한국 철수할 것"
김 교수는 먼저 자급제가 현실화되면 한국은 영원한 '외산폰의 무덤'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자급제가되면 해외단말제조사들은 한국에 자체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외산폰 업체들은 대리점 유지비용과 AS, 인력고용 등의 부담을 지게 된다. 그러나 중국·일본·대만·유럽 등의 제조사들이 연간 몇 만대, 몇 천대를 판매하기 위해 막대한 유통망 구축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점유율이 10%가 넘는 애플을 제외하곤, 나머지 외산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만이 자급제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특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삼성전자는 경쟁마저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단말기 인하를 할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기존 제도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개선과 활용이 더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단통법이 정말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 안정화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통법으로 인해 극심한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시장혼란이 사라지고, 소비자의 단말기 구매값 균일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봤다.

김 교수는 효과가 불투명한 자급제보다는 '지원금하한제'가 더 유효하다고 말했다. 지원금하한제는 현행 지원금상한제와 정반대로 최소지원금 하한선을 두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원금상한제는 요금인하 압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고가요금제 위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 2만원 3만원 저가요금제 가입하는 경우에는 보조금이 거의 없다. 25% 선택약정할인을 해도 고가 요금에 비해 상대적 혜택이 적다. 때문에 "상한제를 없애는 대신 출고가의 최소 5~10%씩 정도의 보조금을 주도록 최소보조금 하한선을 정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중간유통망 마진 사라져도 제조사 유통망이 대체할 뿐"
하태규 고려대학교 경제연구소 교수 역시 단통법의 성과에 대한 검토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부 고객에게 과다 지급되던 지원금을 모든 이용자에게 광범위하게 분배하는 핵심 취지는 달성했다. 또 데이터중심요금제 도입 이후 단위요금 수준도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동일한 용량과 시간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비용수준은 오히려 과거보다 지금이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완전자급제는 통신요금 인하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자급제 도입시 이통사는 요금제로만 경쟁을 해야 해서 요금제가 저렴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허구라고 했다. 그는 "자급제가 50%수준으로 활성화된 유럽의 요금수준에 비해 한국의 요금수준이 결코 높지 않다. 자급제가 되면 요금이 인하될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중간유통단계가 사라짐으로써 요금수준이 낮아진다는 주장에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 교수는 "중간유통망이 사라지면 제조사가 직접 유통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 현재 판매점이 갖는 유통마진을 단지 제조사 유통망이 대체하는 것 뿐이다. 실제 최종소비자가 부담하는 총액은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자급제의 대안으로 주파수할당대가 활용을 제시했다. 이통사는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는 대가로 연간 1조원을 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라디오, 공중파TV, 위성방송 등도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고 이 모든 사용료는 연간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3조원을 인구의 절반인 2500만명에게 분배하면 일인당 연간 12만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대수익을 거두는 정부는 '마름'에 불과하다. 공공의 재산이 유발하는 수익을 거둬들이는 역할인 것이다. 그러면 마름은 거둬들인 수익을 지주에게 마땅히 돌려줘야 한다. 지주는 국민이다. 하 교수는 "국민이 낸 주파수 사용료를 국민에게 돌려주는게 기존의 어떤 통신비 대책보다 합리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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