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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EMP 서울상공서 터지면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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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EMP 서울상공서 터지면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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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핵무기를 이용한 전자기펄스(EMPㆍElectro Magnetic Pulse) 공격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MP는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적의 무기의 전기ㆍ전자 기기 작동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무기를 말한다.

▲EMP 공격의 위력은= EMP 공격은 1950∼1960년대 냉전시대부터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양국은 각 나라에서 고고도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실험을 해왔다. 시험도중 공중에서 핵무기를 터트릴 경우 강력한 전자기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북한이 핵무기를 서울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순간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엄청난 양의 감마선(매우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빛)이 나와서 얇은 구면 모양으로 모든 방향으로 퍼져 나간다. 30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면 주변 공기의 밀도가 매우 낮아 위력은 더한다. 이를 통해 넓은 지역에 전자기기 파괴, 정전, 통신 두절 등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수백㎞ 이상 떨어진 곳의 지하 케이블도 손상할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전자기기가 멈추다보니 복구할 수 있는 시간도 오래걸린다. 엄청난 분량의 변전기, 케이블, 전자부품 등을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것은 물론 수송수단이 없어진다.

핵을 공중에서 폭발시켜 EMP 공격을 하는 것 외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EMP 공격을 할 수 있다. 다만 공격 반경이 수백 m∼수 km로 좁아 주로 군사시설, 원자력발전소, 전력송신소, 통신시설 등 특정 목표를 정해 공격하는 용도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2003년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국영방송을 상대로 비핵 EMP 공격을 실행한 바 있다.

▲EMP 공격을 막을 수단은= EMP 공격의 피해를 막으려면 장비나 시설에 전자기 차폐를 해야 한다. '패러데이 새장'(Faraday cage)이라고 불리는 도체 그물망이 이런 목적에 흔히 쓰인다. 전자제품이나 부품의 경우는 전자기 차폐 봉투나 포일로 감싸는 간단한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북한이 EMP탄을 보유했는 지에 대해 군은 "확인된 첩보는 없지만 북한의 신형 전자전 장비 개발 추세와 각국의 EMP탄 개발 추세를 고려할 때 북한도 향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방산기업인 연합정밀에서 생산하는 품목이 바로 EMP탄에 대비한 전자파(EMI) 차례 케이블이다. 핵심 제품군인 케이블하네스는 광범위한 주파수 대역에서 전자기파 장애로부터 장비와 시스템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또 영하 70도의 저온부터 영상 155도의 고온까지 내환경성 및 내유성, 저온유연성, 방수성을 높여 완벽한 전자파(EMI) 차폐 효과를 자랑한다.

연합정밀에서 생산하는 EMI차폐 케이블은 모든 무기에 사용된다. 전차에만 140여종의 케이블이 사용된다. 장갑차는 85종, 자주포 130여종, 무전기 10여종, 무인항공기 99종이 사용된다. 마치 '최첨단 무기의 혈관'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EMI차폐 케이블을 국산화하기 전에는 미국 타이코(Tyco)사와 독일의 헬레만(Hellermann)사에서만 생산했다. 연합정밀은 개발완료된 장비를 480점의 시험설비와 48종의 검사설비를 통해 생산해 품질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북한은 EMP탄 보유했나= 북한은 현재 핵무기와 함께 EMP 무기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2012년 10월 국회 국방위 안규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과거 구소련으로부터 도입한 다양한 통신ㆍ레이더 교란장비들을 20여 종 보유하고 있고 지상 최대 교란거리(150~200km)의 GPS 교란기 등 신형 전자전 공격장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도 지난해 발간한 '2017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기존 5차례의 핵실험보다 파괴력이 큰 핵폭발 실험이나 핵과 탄도미사일을 결합한 고고도 핵폭발, EMP(전자기파) 효과 시현, 모의 탄두를 활용한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실험 등 과거와 차원이 다른 능력을 내년 초 시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북한의 EMP탄개발을 우려해왔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스타워즈(별들의 전쟁) 구상'을 진두에서 지휘했던 미국의 핸리 쿠퍼 전 전략방위구상(SDI) 국장은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북한의 위험은 남한, 그리고 약 2만8000 명의 주한미군에게는 직접적"이라며 가장 가능성 큰 공격 형태로 EMP탄을꼽았다. 쿠퍼 전 국장은 이어 "미국 의회 EMP위원회 조사를 통해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불과 몇 년이면 북한이 EMP 기술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김정은 정권은 첫번째 공격수단으로서 직접적인 핵미사일보다는 핵 EMP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냉전 시절인 1962년 미국이 태평양 상공에서 일명 '스타피시 프라임' 핵실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EMP가 발생해, 1400㎞ 이상 떨어진 하와이의 전기시스템이 마비된 사례도 거론했다.

▲우리 군의 EMP탄 방호시설은= 현재 군 주요시설에 EMP방호시설이 설치되는 곳은 최근 지어진 합동참모본부 청사와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남태령 벙커의 문서고, 육해공군 본부가 자리잡은 계룡대 벙커의 문서고, 대전의 자운대 위성운영국 등이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이에 특전사사령부 등 고정시설 51개소를 EMP 추가방호시설로 지정하고 2051년까지 구축하기로 중장기계획에 포함시켰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국회에 "북한이 핵무기를 EMP탄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해 상공 40∼60㎞에서 20kt의 핵무기가 터질 경우 살상은 없으면서도 북한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전자장비를 탑재한 무기들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도 준비중인 EMP탄= 우리 군은 EMP탄과 레이저무기, HPM무기체계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방위사업청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통해 EMP와 레이저무기 등 26개 과제의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541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군은 합참과 주요 전략시설에 EMP 방호체계 보완을 서두르고 있다. 공군도 EMP로 인해 정밀유도무기가 먹통이 되지 않도록 어느 무기 보관소에 우선적으로 방호체계를 구축할지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크게 핵전자기펄스(NEMP)와 비핵전자기펄스(NNEMP)로 나뉜다. 핵전자기펄스는 핵 폭발시 방출되는 전자기파로 광범위한 영역에 피해를 준다. 반면 비핵전자기펄스는 항공기 투하탄이나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목표로 하는 특정지역에 피해를 준다.

우리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9년부터 9년간 EMP 응용연구를 마치고 2008년 9월부터 EMP탄 시험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출력 EMP를 발생시키는 EMP탄을 항공기에서 투하해 반경 1∼5㎞ 이내의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실제 파괴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EMP탄은 비핵전자기펄스 형태이다. 평양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EMP를 방출시키는 폭탄을 투하하거나 북한에 진입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EMP를 방출시킬 수도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청사 상공에서 EMP를 터트리면 컴퓨터 등 전자장비 뿐 아니라 C4I(지휘통신시설)체계가 먹통이 된다. C4I가 무력화되면 핵ㆍ미사일 발사 기지까지 통신을 상당 시간 제한시키는 효과가 있다. EMP는 핵무기가 폭발했을 때도 발생하는 데, 예를 들어 동해 40∼60㎞ 상공에서 20kt급(1kt은 TNT 1000t의 위력) 핵무기가 터지면 전자기파가 방출돼 반경 100km의 전자장비가 손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육군은 155㎜ 포탄용 EMP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MP를 방출하는 155㎜ 포탄을 적 지휘부 시설 인근으로 발사해 전자장비와 컴퓨터 기반체계 등을 무력화시키는 개념이다. 지난 2015년 보잉사가 EMP 미사일을 개발해 미 공군에 납품한 데 이어 155㎜ 포탄용 EMP 무기를 개발 중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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