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오류 통계, 결합상품 가입자수 논란

"가입자수 통계 오류" 김성수 의원 지적
자료 실효성 논란에 '봐주기' 의혹까지
방통위 "정확한 통계 산출 어려운 부분도"

결합상품과 관련한 방송통신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후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오류를 인정하지만 일부는 현실적으로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방통위는 수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자료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혀, 자료의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특정업체 봐주기'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지난 2015년, 2016년도에 각각 발표된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보고서(이하 경평)'을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사업자의 가입자 수만 2015년도 동일기간 가입자 수보다 과도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도 경쟁상황평가에서 SK군의 2012~2015년도의 가입자 수는 2015년도에 조사한 수치와 동일해야하나, 2015년도 경쟁상황평가에 비해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50만(2014년도 기준) 가까이 감소했다. '이동전화 포함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25만(2014년도 기준)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성수 의원은 "방송통신결합시장의 규모는 잠재적으로 방송시장 매출(4조7200억원)과 통신시장 매출(35조2900억원)를 합치면 약 4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통신비 인하' 등 통신정책의 변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정확한 통계자료는 정부 정책 수립의 중요한 토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집계 방식의 차이인 것인지, 특정사업자가 규제회피를 위해 조작된 통계자료를 제출한 것인지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결합상품 관련 조사대상 및 자료제출 기준 등이 동일하므로, 원칙적으로 수치가 일치해야 한다. SK의 경우 2015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보고서를 위해 제출한 자료에 결합상품 계약건수가 아닌 방송상품 회선수를 기준으로 작성하는 등 수치상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2015년도 경평 보고서와 2016년 경평 보고서의 방송통신 결합상품-이동전화 포함 방송통신결합상품 가입자 및 점유율 현황이 차이가 발생한 사유와 검토 의견'에 대해서는 "결합상품 현황은 사업자가 제출하는 가입자 현황 자료에 근거하여 작성되고 있으나, 사업자 제출 자료에 대한 검증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고 검증 불가 입장을 밝혔다.

객관적인 자료 검증을 위한 원자료 제출 요구에는 "원자료가 공개될 경우 사업자들이 차기 자료 협조에 응할 때 공개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정해서 제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분석하는 측(방통위 또는 KISDI)에서는 이를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외부 비공개 원칙을 보증하는 것이 지속적인 경쟁상황 평가수행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공개불가 입장을 밝혔다.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는 방송시장의 경쟁상황을 평가해 엄밀하게 분석·평가함으로써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판단을 뒷받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현황을 조사해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