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서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가 현대판 보부상, 즉 "디지털 보부상"인 것이다. 디지털 보부상은 소자본으로 1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생산과 소비 형태로 인해 고용시장에서 주목받는 '자가 고용(self-employment)'의 대표적인 형태라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5만여 개로 추정되는 전자상거래 수출기업이 올해에는 약 3조원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교육, 멘토링, 자금지원 등 정부나 각종 단체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작 문제는 창업 이후이다. 국내에서 한 해 새로 생기는 기업은 80만개가 넘지만 절반은 2년도 채 못 넘기고 간판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창업기업의 1년 생존비율은 62%이며, 2년 생존율은 47%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으로도 최하위 수준이다.
그러나 디지털 보부상의 육성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가 있다. 디지털 보부상이 국경을 넘어 해외 소비자에게 수출하고 있음에도 국민 자신도, 수출기업도, 심지어 정부조차도 이를 수출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수출기업을 위한 수출활성화 정책이나 수출 혜택 등은 남의 얘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업자(디지털보부상), 수출기업, 물류업체, 정부 부처 등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전자상거래 무역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이 플랫폼에는 전자상거래 무역과 관련한 모든 이해 당사자가 자유롭게 참여하여, 플랫폼 위에서 서로를 상대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수출기업과 공급업체를 연결해 줄 수 있고 물류업체나 IT 기업은 이를 영업 및 서비스 창구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가 플랫폼이란 멍석을 깔아주면 참여자 스스로 찾고 스스로 진화와 확장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전용 '디지털 무역 지원센터'를 건립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ICT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 판교 테크노벨리 같은 장소에 디지털 보부상들이 입주하여 사무실, 회의실, 스튜디오, 창고 등 필요한 공간뿐만 아니라,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수출절차 지원, 교육, 창업 및 운영 자금 지원을 위한 클라우드 펀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나아가 스마트 공장, 1인 공장과의 연계를 통해 주문형(on-demand) 제조가 바로 수출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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