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과정 속 앞다리에서 변형된 새의 날개는 몸체와 동일한 근골계로 이루어져 있다. 새의 날개는 사람의 팔과 상동기관으로 비슷한 골격 구조를 가진다. 가슴부 등쪽 측판이 늘어나 판 모양으로 변형된 곤충의 날개는 근육도 뼈도 없다. 곤충은 몸체의 흉부에 이어진 근육의 힘으로 날개를 움직이고 균형을 이루며 날아다닌다. 날지 못하는 사람과 날아다니는 새의 차이보다 새와 곤충, 이들 날아다니는 것들 사이에 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이 그렇듯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부침을 겪고 요동을 치르며 더욱 아름다워진다. 이때 아름다워진다는 것은 각자의 삶에서 나름의 평형을 이루는 능력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평형에 대한 감각과 그것을 (순간이나마) 이루어내는 능력을 가진 존재는 아름답다. 평형은 정지 상태의 안정이 아니다. 그 또한 미세한 요동을 내포한 채로 영원하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이며 큰 부침과 요동이 언제나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사람과 동물, 동물과 식물, 생명과 무생명할 거 없이 우주 만물을 이루는 물질의 실체는 동일하게 에너지이고 에너지의 대표적 속성은 '진동'이다. 모두 그 자체로 '끊임없는 흔들림'을 지닌 채로 다른 존재들과 더 큰 흔들림을 그리며 살아 간다. 그러면서도 나름의 평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큰 팔랑거림으로 부침과 요동 속에서 끊임없이 평형을 찾아내는 나비를 보며 상상해 본다. 저 몸체 양쪽에 서로 다른 무엇을 달게 되더라도 나비는 훌륭하게 '평형'을 찾아내지 않을까? 부자와 가난한 자, 자본가와 노동자,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남자와 여자, 사람과 동물, 백인과 유색인, 개인과 사회, 당신과 나. 서로 대립을 이루다 끊임없이 갈등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겨우 성질 하나 다른 '대칭'으로 해석해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추한 갈등도, 색소없이 아름다운 빛을 반사해내는 나비의 능력으로 이내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
대통령 선거일이 열흘 남짓 남았다. 후보들 중 그나마 나비를 닮은 대통령이 누구일까 생각해 본다. 투표는 꼭 할 것이다.
김소애 한량과 낭인 사이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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