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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저하'라며 매달렸지만…김정남 결국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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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백두혈통 유일한 경쟁자 '김정남' 암살 이유
김정남, 지원 끊기자 체제 위협 발언…반체제 세력 경고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김정남 암살 사건의 전모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사건 개요와 정황 등을 볼 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령'에 따른 공작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찌감치 후계구도에서 밀려나 외국을 떠돌고 있는 김정남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제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일단 김정남을 암살한 이유는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북한 지배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경우 김정남은 후계 1순위로 거론돼 왔다. 북한 권력 내부에서는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유약하고 소심해 지도자가 되기 어려운 반면 김정남은 배포가 크고 성격이 호방해 김정은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한국과 미국 정부 역시 김정은 정권 교체 가능성을 언급할 때 마다 대체인물로 김정남을 거론해왔다.

혈통도 김정남이 김정철-정은 형제보다 좋다. 김정남은 2011년 사망한 김정일과 첫 번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백두혈통의 적자인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이자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혈통을 내세워 권력을 세습한 김정은에게 김정남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이 왜 지금 '스모킹 건'을 당겼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하던 김정남이 북한 당국의 압박으로 자금이 끊어지자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아 거론된다. 김정남은 김정일 생전엔 매달 수백만 달러의 체제비를 지원받았으나,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은 이후부터 자금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본처(妻)가 있고, 마카오에도 2명의 첩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여성 편력이 심하고 씀씀이가 헤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남이 2009년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보낸 이메일에서 '세자저하'라는 표현을 쓴 것도 김정은 집권 후 북한에서 오는 돈이 끊기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돈줄이 계속 막히자 김정남은 김정은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외국 정보기관을 상대로 정보 장사에 나섰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남은 과거 북한에서 보내주는 체제비와 북한의 해외 직영식당을 관리하면서 자금을 마련했지만 씀씀이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동생에게 바짝 엎드렸지만 끝내 돈줄을 풀어주지 않자 동생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북한 내 친중파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해왔다는 얘기는 외교가의 정설로 통했다. 실제 김정남은 중국을 오갈 때 경호 인력이 따라붙는 등 중국 당국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다. 김정은은 이를 보고 거북해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2013년 고모부이자 북한 내 친중파의 거두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도 같은 이유로 전해진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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