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재활용률 떨어져 고심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빈병보증금 인상으로 소주와 맥주병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60~70년대 대용량으로 인기를 끌었던 '4홉들이' 큰 병 소주가 출시된다.
50대 이상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세대에게는 복고 바람을 일으켜 시장에 새로운 반항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965년 출시된 '대선(大鮮)소주'의 라벨 디자인을 소폭 리뉴얼하며 장년층 애주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주력한 '대선 시원블루'의 라벨과 알코올 도수(16.9도) 등을 그대로 적용했다. 출고가는 375ml제품(1005원)보다 915원 비싼 1920원으로 책정됐다.
기존에는 특별기획한 한정판으로 업소용 선출시 후 가정용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대선주조 측은 동시 출시 유무와 상시 판매 제품 등을 두고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고바람과 향수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환경부가 빈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보증금까지 인상했지만 700ml를 생산하는 단일 회사로서 빈병재사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빈병재사용률이 떨어질 수록 병 제조에 많은 금액이 소요돼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든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실제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용량을 15㎖ 늘려 출시한 보해양조의 '아홉시반'도 재활용할 수 없는 빈 병 탓에 주류도매상 사이에서 외면받고 출시 2년9개월 만에 단종됐다.
또한 회사측은 맛과 제조 공법이 달라 '시원블루'는 중장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순한시원'은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같은 알코올 도수의 차이점을 일반 소비자들이 분별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주조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복고 마케팅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 여부는 최소 몇개월이 지나봐야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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