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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토론'…촛불이 바꾼 청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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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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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취업준비생 김영빈(27)씨는 최근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평소 관심도 없던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열심히 찾아보고 복잡한 내용은 신문기사까지 꼼꼼히 읽는다. 김씨는 "며칠 전에도 신년 토론회를 봤는데 영화보다 재밌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최순실 덕분에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1000만명이 다녀간 촛불집회를 계기로 젊은층의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동안 재미없는 프로그램으로 여겨지던 시사토론회의 시청률이 오르고, 온라인에선 각종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만 해도 20~30대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은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꼽힐 만큼 심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9대 국회의원 선거 분석에 따르면 20대 후반과 30대 전반의 투표율은 각각 37.9%와 41.8%로 최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세 달 사이 이 같은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조차 '집회의 중심 축 중 하나가 대학생'이라고 할 만큼 젊은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정당한 노력이 보상받는 공정한 사회를 주장하며 자원봉사, 시국선언 등으로 집회를 이끌었다.

이 같은 흐름은 사회 전반으로도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백명의 직장인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파티 관계자는 "얼마 전 파티에 전원책 변호사를 모시고 함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며 "단순히 술만 마시는 것 보다는 새로운 의견과 지식 받아들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토론 모임을 찾고 있는 이승민(27)씨는 "남들과 얘기를 할수록 사회를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며 "앞으로 투표도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촛불효과'로 이해했다. 국민들이 일부 권력자들의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며 그동안의 박탈감과 좌절감이 정치에 대한 관심 및 광장정치의 참여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은 각자도생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라고 생각될 만큼 젊은 사람들이 자기 활로를 찾는 데만 열을 올렸다면 이번 사태로 나라가 제대로 서지 못할 경우 아무리 본인이 노력해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젊은 사람들의 좌절이 더욱 클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관심이나 참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탄핵이든 특검이든 정치권에서 이런 국민적 열망을 국가개혁으로 담아내야만 국민들은 자신감을 갖고 더 큰 관심이나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또다시 좌절될 경우에는 우리는 해도 안 된다는 사회적인 좌절감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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