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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합병 찬성으로 진짜 손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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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산정 기간 따라 손익 달라져…국민연금 올해 국내주식 5조9000억원 수익, 배경은 삼성그룹 수익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치는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정치논리 과잉'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관계를 둘러싼 합리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여론재판'으로 흐를 수 있다는 얘기다.

결론을 정해 놓고 수사 퍼즐을 맞추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의혹의 본질을 파헤치는 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은 정치논리 과잉과 경제논리 외면을 둘러싼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해 7월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상정된 주주총회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사진 : 백소아 기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해 7월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상정된 주주총회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사진 :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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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0억원 손실? 전제부터 오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59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의혹은 여론을 악화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재벌닷컴은 합병 발표 전일(지난해 5월22일)과 특정 시점(올해 11월17일)을 비교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주식손실액이 5900억원(수익률 -27.9%)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주식시장가격은 지속적으로 변하므로 평가 손익을 언제 인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특정 구간 주가 변화를 두고 절대적 손실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삼성물산 주가 산정 시점을 올해 10월25일로 잡을 경우 국민연금이 1229억원의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나온다. 기준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국민연금이 이익을 낼 수도, 손실을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손해를 감수하고 무리하게 합병에 찬성했다는 전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합병 찬성은 국민연금 손해일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은 6.2%로 잠정 집계됐다. 총 투자수익은 5조9000억원에 이른다. 삼성그룹 투자에서 6조원가량의 수익을 낸 데 따른 결과다. 국민연금이 삼성 관련 주식 투자로 올해 거액의 수익을 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15조원을 비롯해 삼성그룹 주식 23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합병 찬성 과정에서도 '기금 포트폴리오' 영향 등 경제적인 판단 논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다수 전문가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가 상승, 지배구조 불확실성의 축소 등을 기대하며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판단 과정, 국제 기준 부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합병 결정 이전에 면담한 것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지만, 삼성과 국민연금 측에서는 국제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국민연금은 "합병회사의 비전, 시장과의 소통강화 방안 등 청취를 위한 공식적으로 수행한 검토 과정으로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면서 "삼성그룹 오너와의 면담은 APG와 같은 해외 연기금도 이미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개별 면담과 삼성물산 합병 문제를 연결 짓는 것도 의혹 차원을 넘어서는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이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된 것은 지난해 7월17일이고,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면담은 그 이후인 7월25일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사람의 면담 과정에서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어떤 뒷거래가 있다고 보기에는 시점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재계 관계자는 "불거진 의혹은 특검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하겠지만 사실과 추측, 논리의 비약 등이 혼재되면서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국민적인 관심이 큰 사안이니만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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