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가톨릭농민회 등이 주축이 된 ‘농민의길’은 12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오거리에서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이 같이 말하며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기만한 박근혜정권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총 3만 여명(주최 측 추산)의 농민이 숭례문부터 서울시청 앞까지 자리를 채운 채 한목소리를 냈다.
농민대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청와대’가 적힌 상여를 멘 채 ‘국가장례식’을 치르고 “농업·농촌·농민 말살, 박근혜 퇴진하라“를 주장하며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상여의 행진에 곡소리에 맞춰 ”박근혜 하야하라“ ”백남기 농민 살인 사죄하라“고 말했다.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묵상도 이어졌다. 이들은 “우리 모두 백남기다”고 말하며 “농민, 노동자들이 모두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키웠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연단에 올라 “백남기 농민을 지키고 이 땅의 농업을 지키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 농민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항시 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모두 떨쳐 일어나 이 나라를 또 다시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을 저 자리에서 몰아내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농민들은 노래패 ‘소리타래’의 공연에 ‘아리랑’ ‘각설이 타령’ 등을 함께 부르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농민대회와 민중총궐기에 참여하기 위해 청주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김태호(49)씨는 “그동안 쌓였던 박근혜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며 “백남기 농민 살인에 대한 처벌을 명확히 하고, 쌀값 폭락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농민대회 참여자들은 끝으로 결의문을 통해 “30년 전보다도 못한 쌀값 대폭락과 백남기 농민 폭력 살인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야 말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쌀값 폭락의 책임은 다름 아닌 정부의 계속되는 쌀 수입과 수급 조절 실패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우리는 백남기 농민을 가슴에 묻었다. 하지만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 특검실시 등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농민의 노동이 존중받고 농민이 살맛나는 세상은 이제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라고 외친 후 서울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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