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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단弄단] 세대론의 본질은 나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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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천 전 국회 보좌관

최병천 전 국회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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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정책보좌관 업무를 했었기에 종종 강의요청을 받는다. 국회보좌진의 업무-입법-정책 관련한 강의요청이다. 청년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주로 강의를 요청하는데, 주요 참석자는 국회보좌진을 희망하거나 혹은 정치-정책에 관심 있는 20대~30대 청년들이다. 최근에도 이런 강의를 몇 군데서 했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강의에 앞서, 도대체 어떤 친구들이, 왜 이런 강의를 들으려고 하는지 사전 설문지를 통해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참석자 절반 이상의 수강동기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싶어서였다. 단순한 호기심, 생계전선의 일환으로 국회 보좌진으로 취업하려는 욕망과는 결을 달리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 그간에도 한국사회에는 이런 열망을 가진 청년들이 많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80년대에는 주로 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90년대에는 시민운동과 진보정당 운동 등에 적극 참여했다. 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한 것처럼,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많은 청년들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질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만,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고작(?) 인터넷 팟-캐스트나 들으며 한명의 ‘고객-소비자’에 머물렀던 것은 아닐까 싶다.

세대론. 2007년에 출간된 <88만원 세대>라는 책의 상업적 성공 이후에 세대론 담론은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2011년 재보궐 선거 직후에는 <진보세대가 지배한다>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하고, 급기야 작년에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연상시키는 <세대 전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세대론과 관련된 출판이 성행한다는 것은 뭔가 수요-공급이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대론’에 비판적인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세대론이 또 다른 편가르기와 또 다른 진영론이 되기 십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약간 바뀌었다. 그 이유는 세대론의 본질이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2030세대는 왜 70대 중반의 버니 샌더스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것일까? 지난 2011년~2012년에 걸쳐서 왜 한국의 2030세대는 50대 초반의 안철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세대론의 본질이 나이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강렬한 열망’그 자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2030세대의 욕망에 화답하기 위해서는 ‘나이’를 강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비전, 좌표, 방법론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강렬한 열망은 단지 2030세대만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동시에 모든 세대의 문제이다.
어떤 이들은 변화를 주도하고, 어떤 이들은 변화에 저항하게 될까?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변화의 기대편익’이 ‘변화의 기대비용’보다 큰 집단일수록 변화에 적극 나서게 될 것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바로 2040세대이다. 이들만으로 변화를 성공할 순 없지만, 이들이 변화를 일구는 핵심 주체가 될 것이다.

최병천 정책혁신가, 전 국회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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