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임원 소환, 검찰 수사 현 경영진으로 확대…대우조선 '엉뚱 투자', 강만수 개입 정황
검찰은 1200억원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한 뒤 현직 대우조선 고위임원을 전격적으로 소환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를 1200억원 가량 축소·조작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번 소환은 검찰의 대우조선 수사가 남상태·고재호 등 전임 사장 재임 기간은 물론 정성립 사장이 부임한 이후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검찰은 대우조선이 조선사업과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바이오 업체에 50억원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압력을 행사한 단서를 포착했다.
대우조선은 2012년 2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 기술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바이오 업체의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기술력이 없다는 내부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면서 "강만수 전 행장 퇴직 직후까지 지원하다가 그 이후에는 중단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중소건설업체인 W사에 50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데도 강 전 행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W사는 강 전 행장과 같은 종친회 소속의 강모씨가 소유한 회사다. 결국 강 전 행장의 영향력 행사를 통해 대우조선이 투자한 자금은 1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강 전 행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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