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스페인과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이 공장폐쇄 등 위기에 봉착했을 때 사측과 노조의 협력과 노동개혁을 통해 극복해나가면서 산업이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산업의 수출 감소와 생산 정체, 노조 파업 등의 위기 국면에 처한 상황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노사상생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9일 서울코엑스에서 진행한 '스페인ㆍ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 사례 연구 세미나'에서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고용ㆍ임금 유연성을 근간으로 하는 성공적인 노동개혁을 통해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극복하고 경제성장과 고용증진을 이룩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한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개혁의 결과 스페인은 지난해 유럽연합(EU) 평균 경제성장률(2.0%) 보다 높은 경제성장률(3.2%)을 달성했다. 일자리도 10년만에 최대치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4년만에 플러스성장(0.6%)으로 돌아섰으며 총 128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스페인 르노공장 생산량은 2003년 55만대에서 2012년 29만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42만대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차배정과 투자확대로 고용도 증가했다. 이탈리아 피아트공장도 급격히 줄던 생산량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2001년 97만7000대에서 2012년 38만6000대, 지난해 44만8000대를 기록했다.
이날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한국 자동차산업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한 방안들에 대한 의견들도 나왔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노동개혁의 공통점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사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을 맞아 노사가 일자리 안정과 임금 조정을 연계해 노사상생의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한국의 상황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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