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 국민의당, 창당 이후 최대 위기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야권연대 문제를 둘러싸고 파국을 맞았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당무까지 거부하며 야권연대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여전히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국민의당이 사실상 분당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및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잇달아 불참하며 당무거부에 돌입했다.
야권연대에 대한 입장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 밤에는 안 대표·김 위원장과 긴급회동을 갖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대표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후통첩은 이미 9일에 했고, 어제(10일)도 잠깐 밤에 만났지만 소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내 2·3대 주주 없이 진행된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내내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분당 수순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듯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주승용 원내대표, 최원식 의원 등은 굳은 표정이었고, 최고위원회 멤버가 아닌 황주홍·김관영 의원도 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김 의원은 회의 내내 눈을 감은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의 당무거부에도 독자노선을 고수했다. 안 대표는 "하던대로 하면 야당은 만년 2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 등과 가까운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을 들어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 원내대표는 "호남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비호남권은 일부 지역에 한해 연대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며 "원칙적 입장만 고수하다가 오히려 호남 민심이 우리당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