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과 8년 우정' 동명부대, 외국군 첫 명예시민증

동명부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주둔지인 남부 레바논 티르시 인근 지역 75개 마을을 대표하는 압둘 무흐신 후세이니 티르 연합시장으로부터 '티르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레바논=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가 지난 8년간 현지 주민과 신뢰와 우정을 쌓으면서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외국군 가운데 처음으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동명부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주둔지인 남부 레바논 티르시 인근 지역 75개 마을을 대표하는 압둘 무흐신 후세이니 티르 연합시장으로부터 '티르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외국군이 명예시민증을 받은 것은 1978년 레바논내 분쟁을 막고자 유엔 레바논임무수행단(UNIFIL)이 파견된 이후 동명부대가 처음이라고 한다. 2007년 파병된 동명부대는 한국군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후세이니 시장은 "한국군 동명부대원은 UNIFIL 소속 부대원이 아니라 모두 내 아들"이라며 "이제 새로운 아들이 생긴 기분"이라고 동명부대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동명부대는 이슬람 수니파 단체인 헤즈볼라의 근거지이기도 한 티르 지역에서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 8년 파병기간 펼쳐온 주민친화 활동의 성과 덕분이다.

지난 11월 중순에는 정체 미상의 단체가 UNIFIL 소속의 이탈리아 정찰팀을 습격해 탄약과 탄창, 방탄복을 약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동명부대는 한 번도 UNIFIL이 '비우호적 행위'라고 부르는 사건의 표적이 되지 않았다.

동명부대 관계자는 "매달 5~6건의 비우호적행위가 타군에게 가해지고 있지만 아직 동명부대원에 대해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다"고 전했다.

UNIFIL 소속 외국군 중 의료봉사를 정기적으로 펼치는 유일한 부대는 동명부대다. 우리 의료진은 압바시야, 샤브리하, 부르글리야, 부르즈라할, 디바 등 5개 마을을 순회하며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매일 한 마을씩 일주일 5회씩 순회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10일에는 누적 진료 환자 8만명을 돌파했다.

간호장교인 조영롱 대위는 "주로 고혈압, 당뇨를 앓는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하루 50~60명이 진료를 받는다"며 "우리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 기록지를 모두 보관하고 있어서 주민들을 기억하고 치료 이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명부대는 태권도, 한글, 컴퓨터, 재봉틀 교육도 실시한다. 가장 성황을 이룬 교실은 태권도 수업이다. 지역 주민, 레바논군, 치안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태권도 교육으로 775명의 수료생이 배출됐고 이 중 195명은 1단 이상 유단자가 됐다.

동명부대의 이런 친한화(親韓化) 활동으로 지난 3월에는 회원 20여명으로 구성된 팬클럽이 생겨나기도 했다. 팬클럽의 이름은 '동명 서포터즈'로 현지에서는 'KLM(Korea Lebanon MachaAllah)'으로 불린다. 마 샤 알라(Ma cha Allah)는 직역하면 '신이 원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최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대 관계자는 "서포터즈는 10~20대 여성을 회원으로 하고 있어 '한국 레바논 짱'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평소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레바논 지역사회에서 동명부대의 활동을 소개하는 등 현지인 홍보대사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