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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자연과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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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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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自)에 그러할 연(然). 우리는 '자연(自然)스럽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어울리고 멋지고 때로는 무엇을 잘한다는 칭찬의 의미로도 사용한다. 우리가 말할 때 편안하고 소중한 느낌이 드는 자연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서 저절로 이뤄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꾸밈없이 존재하는 자연 속의 현상을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하고 아름답다고 보여지는 형태마저도 사실은 가장 효율적으로 환경에 최적화된 생존방식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늘 먹는 수박, 사과 등의 과일의 모양이 대부분 동그란 구(球)의 형태를 가진 것은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함이다. 겉넓이를 최소화하되 과일 내부의 공간(체적)을 최대화하는 수학적 형태가 바로 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수리가 지상에 있는 사냥감을 찾아서 하강할 때 최단거리인 직선이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으로 내려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중력을 감안할 때 물리학적으로 가장 빠르게 목표물에 닿는 경로라고 한다.
이렇듯 자연은 스스로 환경에 최적으로 진화한 상태로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금융은 자연스러운 것일까. 자연의 정의 중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한'이라는 문구를 생각한다면 금융은 자연과는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부환경에 적응하며 경쟁을 통한 최적화된 생존방식을 찾는 것이 자연의 원리라고 볼 때 금융도 이와 유사하다.

최근 우리 여신금융업계도 스스로 생존방식을 찾아야 하는 자연의 경쟁원리가 적용되고 있다. 신용카드업권은 영세ㆍ중소 가맹점에 대한 대폭적인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 회원에 대한 서비스의 축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기존 1.5%에서 0.8%로, 연 매출 2억~3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은 2%에서 1.3%로 인하된다. 수수료 인하로 인해 약 67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인터넷 뱅킹과 스마트폰 뱅킹, 간편결제서비스 등 핀테크(금융+기술)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한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플라스틱 카드를 단말기에 긁는 전통적인 결제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오프라인 결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리스할부 금융업과 신기술 금융업 역시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에서 경쟁심화, 다른 금융업권과 업무영역 중첩이 심화되고 있다. 결국 빠르게 변하는 금융 환경 내에서 금융사들은 스스로 최적의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환경에서 여신금융업권은 자연 속의 생명처럼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스스로의 노력을 최우선해야 한다. 다만 금융업의 특성상 관련 법과 제도 안에서 경쟁하고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규 사업 확대와 장기적인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할 것이다.

금융회사의 본능도 자연 속의 생명과 같이 환경을 극복하고 생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할 때 회사 스스로 창의적이며 자유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여신금융회사의 부수업무 네거티브 전환 등 금융업권에 대한 규제완화는 이러한 면에서 자연스럽다. 네거티브는 불허하는 것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다 허용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들은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부수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고객의 가치 향상과 수익성을 개선해 새롭게 적응한 여신금융업권의 미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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