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탄생 194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1821년 11월 11일 태어나 1881년 타계할 때까지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그가 공상적 사회주의 경향의 폐트라솁스키 모임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미하일 폐트라솁스키가 주도한 이 모임은 샤를 푸리에 등의 저작을 연구하고 당시 러시아의 정치체제를 비판했다. 황제 니콜라이 1세는 이 같은 지식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들의 사상이 러시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던 황제는 급기야 1849년 폐트라솁스키 모임에 참여했던 33명을 체포해 도스토옙스키 등에게는 사형을 선고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죄목은 이 모임에서 당시 금서로 분류된 벨린스키의 '고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것이었다. 이 편지는 러시아 민중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른바 불온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던 도스코옙스키는 집행 직전 황제의 특사로 징역형으로 감형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극적으로 사형 집행이 취소된 것은 당대 지식인들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은 뒤 살려줘 황제의 자비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니콜라이 1세가 직접 꾸민 일이라고 전해진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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