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담배꽁초, 기름띠, 부식, 시럽빼고 테이크아웃, 아이스 홍시샤벳…"
국내 뷰티업계에 '달콤살벌'한 작명 열풍이 불고있다. 제품에 특이한 이름을 붙여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입소문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름이라도 튀어야 살아남는다"는 시장경쟁의 단면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내 공식 론칭한 로레알그룹의 메이크업 브랜드 어반디케이는 독특한 아이섀도 제품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담배꽁초(Roach), 기름띠(Oil slick), 부식(Rust), 산성비(Acid Rain), 뱀에물린 상처(Snakebite) 등 특정 컬러를 떠올리기 보다는 이미지나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이름들이다. 개성있는 제품명과 컬러로 어반디케이는 세계 최대 코스메틱 편집숍인 세포라(SEPHORA)의 미국 메이크업 부문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에서는 에뛰드가 대표적이다. 아이섀도 컬러에 따라 시럽빼고 테이크아웃, 아이스 홍시샤벳, 수줍은 손깍지, 까페라떼 우유많이 등으로 제품명을 붙였다. 스킨푸드도 독특한 제품명을 자랑한다. 틴트 제품인 '비타 컬러 틴트 립 오일'은 컬러에 따라 복숭아청, 딸기시럽, 귤리고당, 크랜베리 쨈으로, 네일 컬러는 달콤고소미숫가루, 샌드위치속핑크햄, 토마토듬뿍스튜 등으로 명명된다.
시장에서는 불가피한 '작명전쟁'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한히 개발되는 컬러에 매번 익숙하지 않은 컬러명을 붙이기보다는,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될 수 있는 고유 이름을 붙이는 것이 마케팅에 유용하기 때문.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컬러명으로는 SNS 마케팅을 하기도 어렵고, 입소문이 나도 모방제품에 밀리기 쉽다"면서 "과거에는 제품에 애칭처럼 이름을 붙이던 것이, 이제는 아예 출시부터 고유품명으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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